대기업들이 중소 협력업체와 공정한 거래를 이행하는지를 계량화한 `대기업 상생협력지수`가 정부 차원에서 도입된다. 이로써 삼성, 현대자동차, LG, SK 등 대기업별로 상생협력지수가 등장하게 된다.
특히 이를 측정하기 위해 기업호민관실과 공정거래위원회ㆍ중소기업청이 공동으로 다음달 10대 그룹 중 일부 그룹을 대상으로 시범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국무총리실 위촉으로 설립된 기업호민관실은 6일 "대ㆍ중소기업 공정거래 유무를 평가하는 `호민인덱스`(가칭) 항목 초안을 최근 완성해 다음달부터 대기업을 상대로 시범 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호민관실은 오는 9일 전문가들이 참여한 내부 토론을 거쳐 호민인덱스를 구성할 40여 개의 평가항목을 결정할 방침이다. 이어 다음달 공청회를 거쳐 이르면 다음달 말부터 10대 그룹 중 일부 그룹을 선정해 조사할 계획이다. 평가 항목은 크게 △공정거래 시스템 확립 △공정가격 설정 △공정계약 이행 등 3가지로 구성될 예정이다.
이민화 기업호민관은 "호민인덱스는 대기업과 협력업체를 상대로 양방향 실사를 통해 작성될 것"이라며 "대기업이 조사에 응할 의무는 없지만 조사에 협력하는지 여부도 평가 배점에 반드시 포함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호민관은 "올해 시범조사를 거쳐 내년에는 30대 그룹으로 대상을 넓힐 계획"이라며 "조사 횟수는 1년에 두 차례 정도로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상생지수는 기업별로 계량화된 숫자가 나올 예정이어서 상생협력을 추진하는 데 효율적이지만 재계에는 작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중소기업 대표 및 대기업 총수들과 잇따라 만나 상생 방안을 논의하고 이를 정부의 상생협력 방안에 반영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대기업 총수들이 상생협력을 위해 직접 나서고, 상생의 혜택이 2ㆍ3차 협력업체로 확산될 수 있도록 관심을 당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6일 "이 대통령이 8일 중소기업 대표 20여 명과 간담회를 하는 데 이어 대기업 총수들과도 모임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 총수 간담회는 13일께 청와대 조찬모임으로 추진되고 있다. 참석 대상은 10대 그룹 총수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몽구 현대ㆍ기아차그룹 회장, 구본무 LG 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이 대부분 참석할 계획이다.
이날 회동에서는 정병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이 재계 차원의 상생협력 실적과 추진계획을 설명하고, 대기업들이 발표한 기존 상생협력 방안을 보다 구체화해 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이번 회동에서 `대기업 총수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매일경제 김정욱 기자/이진명 기자/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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