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벤처2.0 열풍] 외고 - 지금 파리엔 혁신기업 바람

프랑스 파리에 부는 혁신 중소기업 바람이 세차다. 혁신기업의 알찬 아이디어와 기술이 대형 서비스 사업자에 원활하게 연결되는 것은 물론이고 공공부문에까지 확장하는 추세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체계도 혁신기업의 성장에 큰 밑거름이 됐다.

파리에 위치한 페이블노블(Fabelnovel)은 직원 수 26명에 자산 회전액이 40억원 정도에 불과한 중소기업이다. 도시 내 사용자가 체감할 수 있는 여러 통신서비스 모델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SW) 업체다. 이 회사는 단일화한 SW소 패키지에 머물지 않고, 상황에 따른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파리교통공사(RATP)의 `블루아이스(Blueeyes)`를 구축해 작지만 능력 있는 기업으로 각광받았다.

`블루아이스`는 장애인, 노인, 어린이를 위한 프로젝트다. 이동통신기기를 이용한 블루투스(Bluetooth) 안내 시스템으로, 지하철 안에서 구간별로 갈아타는 곳을 쉽게 찾을 수 있게 해준다. 무엇보다 사용법이 매우 쉬워 나이를 불문하고 어렵지 않게 쓸 수 있다. 첨단 통신 기술을 활용해 시민에게 혜택을 준다는 점에서 시선을 모았다.

페이블노블의 `어번 몹스(Urban mobs)`도 공공복리를 위한 분석 툴이어서 주목됐다. 계획된 도시로 유명한 데다 프랑스 인구의 6분의 1이 집중된 파리의 새로운 도시계획을 위해 시민의 행동 패턴을 측정하기 위한 툴이다. 역동적인 도시 관련 데이터를 지도에 구현해 한눈에 조망할 수 있게 했다. 파리 시민이 수많은 이동통신기기를 쓸 때 파생되는 데이터를 모아 사용자 행위와 휴대폰 사용 증폭 시기 등을 예측한다.

프랑스 제2 이동통신사업자인 오렌지(Orange)는 페이블노블과 함께 파리의 여러 지역에서 일어나는 문자 송수신, 음성통화, 지하철 탑승 등을 지도에서 한눈에 볼 수 있는 `블루프린트`를 개발했다. 파리 인구의 유동성, 주거민 간 소통의 간격과 시간 등을 주기별로 수집해 지도 위에 보여준다. 모바일 단말기 및 교통 인프라의 데이터를 수집해 처리한 뒤 3차원(D)으로 표현한다. 도시 운영관리에도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툴이어서 의미가 크다. 통신뿐만 아니라 교통 현황까지 지켜볼 수 있기 때문에 에너지 소비, 교통 정책에 활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프랑스에는 이처럼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을 기반으로 삼는 IT 솔루션 기업이 많다. 특히 `아이패드`와 `아이폰` 등 여러 이동통신기기를 바탕으로 삼은 기업과 소비자 간(B2C) 거래를 매개하는 솔루션이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다. 가트너, 액센츄어, 언스트&영 등 IT 컨설팅 업체와 시스코시스템스, 마이크로소프트, SAP 등 IT 기업도 여러 프랑스 중소기업과 함께 다양한 사업을 꾀한다.

프랑스 정부도 혁신 중소기업 지원에 각별하다. IT 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5%를 차지할 정도로 프랑스 경제 성장과 투자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프랑스 정부는 인터넷 사용의 문제점과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정보사회화정책인 `르(Re)/소(So) 2007`을 추진하기도 했다. 또 중소기업 경영 및 제품 공정에서 IT 활용도를 높여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연구개발 정책도 제시했다.

파리는 서울과 유사한 정보인프라를 가졌다. 속도는 약간 뒤떨어지나 프랑스 네티즌의 50%는 인터넷을 통해 행정서비스를 이용해 본 경험이 있고, 이들 가운데 39%는 인터넷 뱅킹을 이용해 은행계좌를 관리한다. 통신환경이 개선되면서 알토란같은 혁신 중소기업의 사업 기회도 넓어지는 추세다. 특히 컴퓨팅 하드웨어 솔루션보다 기업 간(B2B) 소프트웨어 시장이 큰 것도 장점이다.

정기욱 OECD 이그제큐티브 디렉터러트 kiwookjeou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