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스마트TV] <1>TV가 살아 있다

최근 산업계의 화두는 `스마트`다. 스마트폰에서 시작한 스마트 물결이 산업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TV도 예외는 아니다. 스마트TV가 TV 패러다임을 바꾸는 키워드로 등장했다. 정부와 산업계는 때맞춰 7일 `스마트TV포럼`을 발족하고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두 팔을 걷어 붙였다. 스마트TV 현황과 과제, 전망 등을 3회에 걸쳐 집중 점검해 본다. <편집자주>



“5년 안에 사람들은 이전과 완전히 다른 TV를 보게 될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2007년 다보스포럼`에서 던진 화두였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10년 현재, TV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스마트TV` 때문이다. 지금까지 TV패러다임은 디스플레이 기술이 주도했다. 브라운관TV에서 컬러TV, 이어 3DTV까지 보다 선명하며 생동감 있는 화면을 구현하는 데 주력했다. 화면은 흑백에서 컬러, 다시 고선명(HD)에 이은 3D까지, 평균 20년 주기로 변천을 거듭했지만 푹신한 소파에 앉아 리모컨을 돌리며 이리저리 방송 채널을 찾는 시청 형태는 만고불변이었다. TV하면 `바보상자`였고 그저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방송 프로그램을 `생각없이` 보는 게 전부였다.

그러나 스마트TV가 나오면서 TV 개념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TV가 똑똑해진 첫째 이유는 네트워크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연결성`이다. 인터넷에 접속하고 내부 네트워크를 통해 웹상의 다양한 콘텐츠를 볼 수 있게 됐다. 두 번째는 애플리케이션이다. `스마트폰 앱`처럼 다양한 `TV앱`으로 보다 풍요로운 생활이 가능해졌다. 마지막으로 인터페이스다. 이제까지 TV와 리모컨은 거의 단짝이었다. 리모컨을 대체할 마땅한 도구가 없었다. 똑똑한 TV시대는 다르다. 리모컨 대신에 더 간편하게 TV를 조작할 수 있는 새로운 인터페이스가 등장하고 있다. 보는TV에서 사용하는 TV라는 컨셉트에 맞게 인터페이스의 진화가 진행 중이다.

스마트TV 출현은 이미 2000년대 중반에 나온 `인터넷TV` 출시 때부터 예고된 상황이었다. 스마트TV 모태격인 인터넷TV는 인터넷에 접속해 VOD와 같은 서비스를 즐기면서 수동적인 시청 형태에 변화를 예고했다. 앞으로 TV가 점차 네트워크에 접속되면서 양방향성 미디어로 발전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심어 주었다. 스마트TV는 여기에 애플리케이션과 스트리밍, 좀 더 확장된 VOD 서비스로 무장했다. 나아가 홈네트워크 중심이자 날로 스마트해지는 각종 디지털 기기를 거실을 중심으로 묶는 `홈 허브`로서 TV 역할을 새롭게 정의할 전망이다.

유관 산업에도 후폭풍이 불가피하다. 웹 기반의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하는데 중점을 둔 스마트TV는 단지 방송을 보여주는 TV와 달리 금융 · 검색 · 쇼핑 · 게임 · 통신 등 각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이 재탄생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마치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휴대폰뿐 아니라 다른 업종에도 지각변동을 가져온 것처럼 스마트TV도 네트워크에서 단말기 · 플랫폼 · 콘텐츠와 서비스로 이어지는 가치사슬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더구나 스마트TV 보급 속도는 어떤 단말기보다 빠른 상황이다. 주요 시장조사업체는 스마트TV 시장 규모가 2012년께 전체 TV 출하량의 50% 이상, 연간 1억대 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김흥남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은 “`아이폰 쇼크`로 촉발된 스마트폰 열풍이 TV에 예상보다 빠르게 전이되는 상황”이라며 “서비스 · 디비이스 · 네트워크 진화와 맞물려 TV 시장에도 빅뱅을 예고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