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새로운 녹색시장이 열린다

전 지구적 기후변화는 기상재해 · 생태계 파괴 등을 통해 인류 생존을 위협하고 있고 신흥 개도국의 경제개발과 지속하는 인구증가는 에너지 자원 고갈과 가격상승을 가속화해 자원의 무기화를 초래했다.

1750년 산업화 이전 280PPM이었던 대기 내 탄소농도는 2007년 384PPM으로 상승했고 지구온도는 최근 100년간 0.74도 상승했다.

2006년 발간된 스턴보고서는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면 2050년대기 내 탄소농도와 온도상승폭은 각각 550PPM, 3도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고 현재의 에너지 다소비체제가 계속 유지될 경우 기후변화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매년 세계 GDP의 5~20%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금까지의 성장이 환경에 대한 가치를 생각하지 않고 이뤄졌다는 성찰은 곧 녹색과 성장이라는 대립되는 두 단어의 공존을 모색하게 만들었다.

이른바 녹색성장, 전 세계는 지금 지난 100년간의 성장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변화를 꾀하고 있다.

◇새로운 녹색시장이 열린다=지금까지의 경제성장 비전이 그 한계를 드러내면서 전 세계는 지금 녹색성장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수세기 동안 상충되는 가치로만 여겨졌던 성장과 환경의 개념에서 탈피, 환경을 경제성장의 동력으로 삼는 새로운 비전이 탄생한 것이다. 이제는 성장과 개발이라는 국가정책에는 온실가스 배출 감소와 에너지효율제고, 환경보존이라는 가치가 당위적으로 포함된다.

온실가스 배출은 줄이고 에너지효율은 높이는 동시에 그동안 에너지원으로 활용하지 못했던 다양한 에너지원을 활용하는 녹색 기술 개발에 전 세계가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다.

유럽을 필두로 한 선진국은 녹색기술 육성에 막대한 자본을 투자하고 있고 환경규제를 통해 자국 산업의 성장 및 고용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 또한 새로운 녹색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줄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지난 2008년 8월 15일, 이명박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저탄소 녹색성장을 향후 60년의 새로운 국가비전으로 제시하고 녹색분야의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시동을 걸었다.

정부는 그동안 취약했던 녹색분야의 기술개발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기 시작했고 기업들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녹색분야 신사업을 과감하게 추진하고 있다.

특히 녹색산업이라는 미개척분야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벤처기업에도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기존 산업에 비해 아직까지 벤처형 기업의 진출여지가 많고 기술개발에 있어서도 대기업과 벤처기업의 격차가 아직은 크지 않은 상황은 말 그대로 벤처정신으로 도전하는 기업에는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

◇유망 녹색 산업 분야=스마트그리드 · 태양광 ·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제5의 에너지로 불리는 에너지효율, 온실가스 거래로 파생된 탄소시장은 우리나라가 역점을 투고 관련 산업을 육성하고 있는 분야다.

특히 스마트그리드는 녹색성장 비전과 더불어 가장 관심을 받고 있는 분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마트그리드는 전력망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해 전력 공급자와 소비자가 양방향으로 실시간 정보를 교환, 에너지효율을 최적화하는 차세대 전력망이다. 전력공급 현황에 따라 시간대별로 전기요금을 다르게 부과해 전력피크를 해소할 수도 있고 주택에서 직접 신재생에너지원을 통해 전력을 생산해 반대로 전력망을 통해 판매할 수도 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원에서 생산된 전력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 스마트그리드는 우리가 꿈꾸는 녹색미래를 구성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인프라다.

우리나라의 스마트그리드 관련 기술은 현재 세계적이다. 지난해 이탈리아에서 개최된 G8확대정상회의(MEF)에서 온실가스 감축 주요기술의 하나로 우리나라가 제안한 스마트그리드 기술이 채택됐으며 우리나라는 이탈리아와 함께 스마트그리드 개발 선도국으로 선정됐다.

스마트그리드는 신재생에너지원, 즉 분산형 전원은 물론이고 에너지저장 · 양방향 전력전송 · 보안 · 전기자동차 · 가전 등 모든 이종 기술이 접목되기 때문에 녹색기술의 집합체로 불리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도 건설(스마트홈 건설) · 정보통신 · 전기차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이 스마트그리드 분야에서 기회를 노리고 있으며 대기업뿐만 아니라 각 요소에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까지 스마트그리드 관련 시장에서 전 세계적으로 최소 2조9880억달러가 창출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분야는 녹색산업의 대명사로 불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관심을 받고 있는 분야는 역시 태양광과 풍력이다.

우리주변에서 가장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에너지인 태양광과 풍력은 사실 오래 전부터 관심 대상이었지만 본격적인 신재생에너지원으로서 산업을 이끌기 시작한 것은 최근이다.

국내에서도 관련 시장의 규모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올해 관련 분야의 고용인원은 7572명으로 작년 대비 36% 증가할 것으로 지식경제부는 추산했으며 매출액도 2004년 332억원에서 지난해 2조3765억원으로 무려 72배나 증가했다. 특 올해는 작년 대비 126% 증가한 5조3736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어서 태양광 산업이 메이저 산업으로 성장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태양광분야는 국내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대기업보다 중소기업들이 시장을 이끌어왔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전망이 더욱 밝다.

풍력 산업의 고용인원은 2004년 281명에서 지난해 2301명으로 약 8.2배 증가했으며 매출액도 2004년 1010억원에서 지난해 1조340억원으로 10.2배 증가했다.

세계 풍력발전 시장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세계풍력협회(GWEC)는 2030년 세계시장의 규모를 2300GW로 추정했다. 300GW로 예상한 지난 2005년의 예상치와는 엄청난 차이다. 전문가들은 세계 풍력발전시장 규모가 5년 후에 조선시장의 2배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에너지절약을 통해 에너지효율을 높이려는 노력은 에너지효율향상과 관련된 분야를 하나의 거대한 산업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IEA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농도를 2030년 기준 450PPM 이하로 억제하기 위해서는 약 10조5000억달러의 에너지 효율개선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앞으로 20년 동안 에너지효율 향상을 위해 전 세계적으로 약 10조달러 이상의 에너지절약 관련 시장이 창출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와 관련, 발광다이오드(LED) · 2차전지 등 기술 중심의 신산업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LED 세계시장은 2007년 50억달러 규모에서 2013년 140억달러로 연평균 19%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대형 LCD와 조명시장은 각각 연평균 성장률 135%, 30%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국내 LED 산업은 조명을 필요로 하는 휴대폰 · LCD 등 거의 모든 산업을 포함하고 있으며, 2015년에는 5조원 규모의 시장이 예상된다.

전기차가 새로운 수송수단으로 최근 각광 받으면서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2차전지 또한 관심의 대상이다.

국내 전기차용 2차전지 시장은 삼성SDI · LG화학 등 대기업이 패키징 부문을 중심으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최종 기술인 제조 기술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부품 소재와 원천기술에서는 세계 최강국인 일본의 각각 50%와 30%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최근 국내 중소 2차전지 업계는 전기차 시장에서는 상용차와 전기 자전거 등 틈새시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대기업을 제치고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에 직접 제품을 납품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소재 업체 역시 연구개발(R&D)을 통해 특허와 기술력을 축적하고 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