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전자책 단말기 시장은 그야말로 `킨들` 천하다. 반스앤드노블의 `누크`와 소니의 단말기 등도 선전하고 있다. 반면 국내 시장은 아직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지 않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최고 베스트셀러 아마존 `킨들`=킨들은 전자책 시장을 본격적으로 연 기기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킨들은 전자책 단말기의 시초가 아니다. 이전에도 몇 종의 e잉크 단말기가 이미 소비자를 찾았다. 첫 번째 e잉크 기반 단말기는 2004년 나온 소니의 `리브리에`다. 2006년 `PRS-500`이 뒤를 이었다.
이 제품은 출시 초기에는 호응을 얻는 듯 보였으나 70~80%로 책정된 콘텐츠 가격을 소비자가 외면하면서 조금씩 잊혀졌다. 컴퓨터와 USB 케이블로 연결해야만 콘텐츠를 내려 받을 수 있다는 점, 구입한 콘텐츠는 60일 이후 자동 삭제된다는 점이 고객의 마음을 얻기 힘들게 했다.
약 1년 후 발매된 킨들은 여러 면에서 혁신적인 시도를 선보였다. 통신망을 이용해 콘텐츠를 내려 받을 수 있게 해, 언제 어디서나 고객이 원하는 전자책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아침이면 받아볼 수 있는 신문 서비스도 제공했다. 정기적으로 잡지도 자동으로 내려 받을 수 있었다. 게다가 소비자는 통신비를 따로 부담하지 않아도 됐다. 단말기 가격에 통신비를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콘텐츠 가격도 저렴했다. 당시 일반 페이퍼북이 30달러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해 킨들용 전자책은 9.99달러로 3분의 1 수준이었다. 비용이나 휴대 부담 없이 도서를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은 킨들을 바로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려놓았다.
◇국내 e잉크 기반 전용 단말기 시장은=국내 단말기 시장은 중소업체들이 중심을 형성하고 있다. 네오럭스가 `누트` 시리즈를 내놓고 있으며, 넥스트파피루스가 `페이지원`을 생산한다. 서전미디어텍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북큐브네트웍스에 단말기를 공급한다. 지난해부터 단말기 판매를 시작한 아이리버는 국내보다 유럽 · 중국에서 더 많은 기기를 판매한다.
지난해 `파피루스`를 시작으로 지난 2월에도 신제품을 내놨던 삼성전자는 e잉크 기반 단말기 생산을 접었고, 대기업 중에서는 유일하게 LG이노텍이 인터파크의 `비스킷`을 생산하고 있다.
박창규기자 ky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