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칸 밀레 회장 "독일 명품가전 밀레, 한국 판매 늘리겠다"

"삼성ㆍLG와 같은 한국 가전업체는 벤치마킹 대상이고 위협적인 경쟁자지만 우리만의 차별된 가치가 있어 두렵지 않습니다."

독일 명품 가전업체 밀레의 라인하르트 친칸 회장은 자사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하면서 인터뷰를 시작했다. 친칸 회장은 지난 5일 독일 베를린 국제가전전시회(IFA2010) 행사장 밀레 부스에서 한국 기자들을 만났다.

밀레는 1899년 설립됐으며 세탁기, 냉장고, 식기세척기 등 명품 가전제품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밀레`와 `친칸` 가문이 공동 창업한 이래 4대째 후손들이 공동 경영하는 독특한 소유ㆍ경영 구조로도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이번 IFA에는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기술을 적용한 가전제품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친칸 회장은 "다른 가전업체들은 여러 브랜드를 갖고 여러 제품을 만들어내지만 우리는 1개 브랜드로 가전에만 집중하는 장점이 있다"며 "단순히 제품을 팔기보다 가치ㆍ이미지ㆍ품질ㆍ기술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있고 고객 관계를 중시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기업과 한국시장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으면서도 자사 경쟁력에 대해서는 확신에 찬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

친칸 회장은 "한국 전자기업들은 그들만의 놀라운 성공 스토리, 존경할 만한 기술, 아이디어 등을 갖추고 있다"며 "우리 기술자들이 LG나 삼성 제품을 보고 `우리도 저런 기능을 채택해야 한다`고 건의하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삼성과 LG는 주방가전 외에도 TV, 휴대전화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들기 때문에 강력하고 광범위한 브랜드 인지도를 갖고 있다"며 "그것은 그들의 강력한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친칸 회장은 "밀레는 주방가전만 하고 있지만 밀레만의 특별하고 차별된 가치가 있다"며 "LG와 삼성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우리만의 차별된 시장과 가치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지난 40년 동안 테크놀로지 선진국으로 성장했다"며 "한국 사람들은 품질과 테크놀로지를 위해 돈을 쓸 줄 안다"고 분석했다. 친칸 회장은 "한국에 공장을 짓기 위한 투자를 할 계획은 없다"며 "다만 한국 내 유통채널과 공급망을 넓히기 위한 투자에 대해서는 관심이 있다"고 덧붙였다. 밀레는 이번 전시회에 비싼 가격에도 선도적으로 스마트그리드 가전을 들고 나왔다. 친칸 회장은 이를 밀레가 추구하는 `미래 가치`로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분기로 보지 않고 세대 단위로 가치를 추구한다"며 "밀레는 미래 가치를 중시하는 회사"라고 설명했다.

[베를린=매일경제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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