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클로즈업]CEO 가상화에 눈뜨다

CEO 가상화에 눈뜨다
CEO 가상화에 눈뜨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지난 6월 보고서에서 올해 전 세계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시장 규모가 무려 680억달러(약 82조3820억원)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으로는 더욱 가파르게 성장해 오는 2014년이면 1488억달러(약 174조394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방대한 시장 잠재력은 물론이고, 산업 전반의 구조를 바꿀 이른바 `제2의 디지털 혁명`으로 불린다. 북미와 유럽,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이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혈안이 돼 있는 이유다. 실제로 미국만 해도 오는 2014년이면 전 세계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의 절반을, 영국은 29%를, 일본은 12%를 각각 차지한다는 게 가트너의 예측이다. 특히 일본이 의욕적이다. 일본 정부는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 육성을 위해 올해 들어 경제무역산업성(METI)을 중심으로 민관 공동의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밝혔다. 미국의 구글 · 아마존 등에 버금가는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향후 5년간 클라우드 컴퓨팅 관련 투자 규모를 30%나 늘린 1조7000억엔(약 22조3130억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비록 때늦은 감이 있지만 우리나라도 얼마 전 `2014년 세계 최고 클라우드 컴퓨팅 강국 실현`이라는 비전을 내걸고 범정부 차원의 클라우드 컴퓨팅 활성화 종합계획을 수립했다. 정부는 올 한 해에만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 1557억원의 예산을 책정하며 국가적인 주요 의제로 선정했다.

국가적 관심에 앞서 산업 전반적으로 민간 기업의 행보는 이미 속도를 내고 있다. IBM · EMC 등 컴퓨팅 업계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 · 구글 · 후지쯔 등 내로라하는 IT 기업과 통신 사업자도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의 기선을 잡기 위해 이합집산하는 추세다.

또 한 번의 디지털 혁명으로 상징되는 클라우드 컴퓨팅을 완성시킬 `화룡점정`은 무엇일까. 바로 가상화 기술이다. 옛날 장자는 호접지몽(胡蝶之夢)이란 말로 가상세계를 그렸다. 오늘 우리는 어떤 가상세계를 만나고 있는가. 과거 호접지몽이 비유했던 인생무상의 가상세계는 이제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미래로 우리 앞에 등장하고 있다. 가상화 기술이 만드는 21세기 가상 경제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신간 `CEO 가상화에 눈뜨다`에서는 한국EMC에서 국내 유수 기업을 대상으로 IT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해 온 최고 전문가들이 향후 IT 패러다임의 대혁신을 가져 올 가상화 기술을 비즈니스 관점에서 설명했다. 가상화는 이미 지난 1960년대에 출현한 기술이다. 초창기 컴퓨터의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탄생한 가상화 기술은 1970년대 이후에는 오히려 관심을 끌지 못했다. 하드웨어 비용이 하락하고 강력한 성능의 운용체계(OS)가 등장한 덕분이다. 하지만 지난 1990년대부터는 인터넷의 확산과 함께 가상화 기술이 재조명받게 됐다. 빠르게 변하는 불확실성의 현대 사회는 복잡성을 낳을 수밖에 없고, 그 해결책으로 가상화에 다시 주목하게 된 것이다. 지난해 가트너는 미래 10대 전략기술 가운데 가상화를 으뜸으로 선정했다. 업종을 막론하고 기업 최고경영자들이 가상화가 불러올 패러다임의 변화에 관심을 둬야 할 시점이다.

한국EMC 컨설팅 지음. 전자신문사 펴냄. 1만6000원.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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