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분당구 야탑동에 위치한 쿠오핀(대표 이상훈)은 통신용 반도체 국산화에 앞장선 토종 주문형반도체 전문업체다. 아직 전 직원이 20명에 불과한 벤처기업이지만 이 가운데 80%에 해당하는 16명이 엔지니어일 정도로 왕성한 기술개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인도 통신용 소프트웨어 개발사의 한국지사장을 지낸 이상훈 사장도 기계공학도 출신의 엔지니어다.
`QoS 스위치 칩세트`는 이 회사가 처음으로 국산화 한 대표적인 제품이다. 그동안 전량 미국과 일본 등지에서 수입하던 제품이었지만 지금은 LG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등을 포함해 20여 시스템 업체가 이 회사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현재 포트수가 3개에서 16개인 100Mbps급 스위치 칩세트와 ARM을 내장한 시스템온칩(SoC) 등 총 11개 제품을 이들 기업이 인터넷 전화용 AP 및 IPTV용 유선 게이트웨이, IP카메라, 비디오폰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쿠오핀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정보통신특등급아파트에도 이렇게 개발한 홈게이트웨이를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공급한다. 최근에는 토지주택공사와 에너지 절감형 차세대 그린 홈게이트웨이를 공동 개발, 10월말부터 시범 아파트단지에 설치키로 했다.
또 클라우딩 컴퓨팅에 활용할 수 있는 멀티미디어와 네트워크 프로세서 융합 칩도 개발 중이다. 이 칩은 하나의 PC에 최대 8대의 모니터를 연결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완벽한 멀티미디어 지원환경을 구성해주는 셈이다. 이 제품은 10월 중순께 출시할 예정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및 KT 등과 선행기술과제 공동개발 과정을 통해 개발한 IEEE1588v2 시각동기화 칩셋은 본격 판매를 위한 검증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쿠오핀은 특히 CDMA를 이용해 와이파이로 연결해 주는 3G 라우터용 와이파이 모듈도 개발, 시스템업체인 에피콤을 통해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수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연간 3~4개의 해외 전시회에 참가, 현지시장을 노크할 계획이다. 지난 5월 일본 미도리아와 현지 판매대리점 계약을 체결해 수출에 나선 것도 이 같은 노력의 결실이다.
이상훈 사장은 “중소기업이라 해외시장에서는 기술지원이 어려워 일본과 대만 등 가까운 지역부터 공략해 나갈 예정”이라며 “올해는 지난해보다 40억원이 많은 1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으로 시스템 및 시스템통합(SI) 업체와 함께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