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현상의 골프세상] 코스 공략 전술

주말 골퍼에게 있어서 최악의 상황은 OB도 내지 않은 홀에서 트리플 보기, 더블 파를 하는 것이다. 그것도 엎친데 덮친 격으로 꼭 파 5홀에서 벌어진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일까? 대부분 전략상의 미스 때문이다. 티샷에서 얇게 맞는 샷이 나오거나 더프가 나와서 페어웨이에도 못 들어가고 티잉 그라운드에서 겨우 20m 나간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때 많은 골퍼들이 3번 우드를 꺼내서 샷을 한다. 러프이기 때문에 또 더프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겨우 남들이 티샷 해놓은 곳에 왔을 때는 이미 4타를 친 상태다. 고생고생해서 온그린을 해도 세븐 온. 투퍼트로 막는다고 해도 쿼드러플 보기, 소위 말하는 에바다.

이것을 막으려면 방법은 하나 밖에 없다. 쪼루가 난 홀에서는 자기 실수를 인정하고 스스로 벌타를 먹는 것이다. 즉, 7번 아이언으로 두 번째 샷을 하고 보기를 목표로 최선을 다 하는 것이 정답이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주말 골퍼는 3번 우드를 들고 샷을 하다가 기어이 에바, 양파를 하고 만다. 이것을 일러 `수퍼맨 신드롬`이라고들 부른다. 영화 속의 수퍼맨처럼 필요할 때 환상적인 샷이 나타나서 나를 구해주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수퍼맨은 영화 속에만 있는 것이지 현실 속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골프 코스에서는 잊어버리는 모양이다.

주말 골퍼가 좋은 스코어를 만들려면 물론 연습을 많이 해야겠지만 연습을 많이 하지 않고도 홀 공략을 위한 전술만 잘 써도 최소 다섯 스트로크는 줄일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위에서 말한 티샷에서 쪼루가 난 경우다. 그린 앞에 있는 연못도 마찬가지다. 그린까지 150m가 남았을 때 6번 아이언으로 연못을 넘겨서 온그린을 노릴 것인지 아니면 피칭웨지로 연못 앞에 레이업을 한 다음 세 번째 샷으로 온그린을 시킬 것인지 선택해야만 한다. 컨디션이 좋은 날에는 직접 공격을 하는 것이 정답이지만 그저 그런 날에는 안전하게 잘라가는 선택을 해야만 한다. 이런 것이 코스 공략 전술이다. 한 수 앞만 보면 누구든지 다 알 수 있는 일이지만 골프 코스에만 나가면 주말 골퍼들은 갑자기 생각하는 것을 멈춰버린다.

좋은 스코어를 만들려면 다음 샷을 생각하는 코스 공략 전술에 집중하시라. 최소 다섯 스트로크는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