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렁이는 `대덕특구`, 무슨 일 있나?

대덕연구개발특구(이하 대덕특구)가 또다시 술렁거리고 있다.

정부의 대덕특구본부 이사장 내정설로 어수선한 가운데 구조 개편에 대한 정부출연연의 반발이 확산되면서 걷잡을 수 없는 형국으로 치닫고 있다. 대덕특구는 1990년대 말 특구 내 정부출연연의 대대적인 구조조정 이후 10여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이상민 의원(자유선진당)은 최근 진행 중인 대덕특구본부 이사장 공모와 관련, 최종 후보 3배수의 신상 공개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전직 이사장 두 명이 임기를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경쟁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의 유사한 직책을 맡아 떠남으로써 대덕특구를 학습의 장으로 활용했다는 비난이 많다”며 “이번 차기 이사장도 적임자가 안 오면 대덕특구는 사멸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또 “정보 공개 없이 이사장 추천위원회가 세 명을 추려 이사회에 추천하고, 이사회를 거쳐 장관이 낙점하는 것은 특구를 무시하는 처사”라면서 ”적임자가 없으면 재공모를 하더라도 특구의 발전을 이끌 수 있는 인물을 공개적으로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양명승 대덕특구본부 차기 이사장 선임 추천위원장은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부탁하는 얘기는 들은 적 없고, 3배수를 뽑는 데까지 심사는 공정하게 진행됐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덕특구본부 이사회는 현재 후보자를 세 명으로 압축했으며, 인사 검증 등을 거쳐 다음 달 초 최종 선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어서 최종 인선 결과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정부의 출연연 지배구조 개편 움직임에 대해 해당 연구소들의 반발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이하 공공연구노조)이 8일부터 단식 농성에 돌입하고, 대전의 기초의회까지 반대 성명을 발표하면서 출연연 구성원들의 불안이 겉으로 표출되는 양상이다.

공공연구노조는 “출연기관 종사자는 물론이고 과학기술계 전체가 격렬하게 반대하는데도 정부는 힘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며 “정부의 일방적인 출연연 구조개편안을 폐기하고 연구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라”고 촉구했다.

유성구의회도 “대덕특구 내 정부출연연의 명칭과 성격을 국가전문기관으로 변경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정부의 일방적인 요구에 의한 연구만 수행할 경우 연구원들의 의욕과 다양성이 상실돼 과학산업의 국제 경쟁력이 저하될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대덕특구의 모 관계자는 “대덕특구가 10여년 만에 가장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 같다”면서 “정부의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와 거시적인 과학기술정책이 요구되는 시졈이라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