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녹색 벤처기업들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확고한 연구개발(R&D)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혼`이 담긴 명품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벤처인만이 가질 수 있는 열정으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연구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창업 때부터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해 세계적 기술력을 가진 기업을 일군 그가 하는 말이어서 더욱 귀 기울여진다.
그러나 황 사장은 우리 벤처기업들이 R&D를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열매를 얻기 위해서는 씨앗을 심고 뿌리를 키워야 하는데 이런 과정은 무시한 채 줄기를 심어놓고 더 싸게 더 빨리 생산기술만 확보하려하다는 것이다. 황 사장은 “국내 중소 벤처기업의 70% 이상이 사업 목표를 대기업과의 협력에 맞추고 있다고 한다”며 “이러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도 대기업의 히트상품 속에 묻히기 일쑤”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생산 중심에서 개발 중심으로, 창업과 창조적 명품을 확산시켜 나가는 방향으로 R&D의 기본 목표가 이동해야 한다”며 “첨단 기술과 아이디어를 개발해 세계 시장에 도전하고 창조적 명품을 만드는 기업이 우리나라 벤처와 R&D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성이 녹색분야에서 성공한 비결로는 선제적 준비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태양전지와 LED 분야는 기존의 반도체 ·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축적된 기술과 유사성이 많기 때문에 이를 주성만의 방식으로 변형하고 발전시킨 것이 오늘과 같은 성공을 이뤄냈다는 설명이다.
국내 녹색 정책에 대해서는 “외형적인 사업 확대와 성장에만 포커스가 맞춰져서는 안 된다”면서 “이미 우리나라가 확보한 경쟁력 있는 인프라를 기반으로 소재와 장비 분야부터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