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비상설 조직인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이하 국과위)를 독립 행정위원회로 위상을 강화하고 국가 연구개발(R&D) 예산편성권을 일부 부여하는 R&D 거버넌스(지배구조) 안이 사실상 확정됐다. 최근 과학기술출연연발전민간위원회(이하 민간위)가 제시한 안보다 훨씬 더 많은 권한이 국과위에 주어질 전망이다.
임기철 청와대 과학기술비서관은 9일 “국과위를 정부 조직법 개편을 통해 독립 행정위원회로 변경하고 기획재정부가 갖고 있던 국가 R&D 예산편성권도 전체는 아니지만 많은 부분을 가져오게 될 것”이라며 “이러한 내용을 담은 개편안을 이르면 14일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1년 6개월 가까이 끌어온 국가 R&D 최종 개편안이 공개될 예정이다.
최근 청와대와 교육과학기술부 · 지식경제부 · 기획재정부 등 R&D 관련 부처는 민간위가 도출한 국가 R&D 거버넌스 개편안을 놓고 예산편성권 분배 문제 등을 조율해왔다. 당초 예상했던 10월보다 일찍 개편안을 발표하기로 한 것은 국회 일정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과학기술계와 출연연은 국과위가 독립 행정기구가 된다면 핵심 기능인 예산편성권을 기획재정부로부터 가져와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막판까지 진통을 겪고 있는 `예산편성권` 문제에 대해 임 비서관은 “예산편성권 전체는 아니지만 국과위가 상당 부분의 권한을 가져올 것”이라며 “기획재정부에도 예산권한이 어느 정도 남겠지만 국과위와 재정부가 예산을 나눠주는 방식은 각각 조금 다를 것”이라고 언급했다.
임 비서관은 “하루 이틀 정도 더 조율 작업이 남았지만 확실한 것은 현 체제보다는 국과위가 훨씬 막강한 권한을 가질 것이며 민간위 안보다도 더 권한이 주어질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개편안이 확정되면 국과위는 과거 과학기술혁신본부와 유사한 권한을 지닌 상설 행정기구로서 강력한 실권을 갖게 된다. 또 민간위 안에 따라 국과위라는 큰 우산 밑으로 기초기술연구회와 산업기술연구회 산하 출연연들이 포진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다만 행정기구로의 위상 변화를 위해서는 정부조직법 개편 등 남은 절차가 적지 않다. 또 아직까지 예산편성권 등을 놓고 부처 간 이견이 존재해 14일 발표 이전까지 안이 수정될 여지도 남아 있다.
김창경 교과부 제2차관은 “일부 부처 이견이 있어 최종적인 추가 조율은 거쳐야 하는 상황”이라며 “분명한 것은 예산 편성 및 조정권이 없는 국과위는 의미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