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슈퍼컴 4호기, 진통 끝 내달 가동

정부 예산 200억원을 들여 구축하는 슈퍼컴퓨터 4호기 초병렬처리컴퓨팅(MPP) 시스템이 부품 결함, 공급사의 늑장 대응으로 인한 진통 끝에 다음 달 가동된다. 사업 완료가 당초 예정보다 8개월가량 늦어지면서 책임 소재 논란이 뒤따를 전망이다.

국가 슈퍼컴사업을 주관하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다음 달 슈퍼컴 4호기 MPP 2차시스템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9일 밝혔다.

KISTI는 지난달 말부터 시스템 공급사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와 함께 25개 외부 사용자를 대상으로 안정성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KISTI는 오는 20일 테스트를 마친 후 별 다른 문제가 없으면 최종 검수절차를 완료할 방침이다.

KISTI는 다음 달부터 약 2개월간 무료 서비스를 제공한 후 내년 초를 전후로 유료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로써 KISTI가 지난 2007년부터 총 6100만달러(운용 기반 비용 1200만달러 포함) 규모로 시작한 슈퍼컴 4호기 구축사업은 모두 마무리된다.

슈퍼컴 4호기사업은 MPP와 대칭형다중처리(SMP) 시스템으로 나뉘어 1, 2차에 걸쳐 진행됐다. SMP 부문(공급업체 한국IBM)은 지난해 말 완료됐으나 4호기사업의 핵심인 MPP 부문은 2차시스템 구축 과정에서 홍역을 치렀다.

MPP 2차시스템 사업은 올 초 부품 결함으로 인한 성능 미달로 한 차례 지연됐다. 5월 이후에는 한국썬의 구축 지원작업이 본사의 오라클 피인수로 인해 혼선을 빚으면서 마지막 안정성 테스트를 앞두고 또다시 연기됐다.

우여곡절 끝에 시스템이 가동되지만 사업 지연에 따른 지체보상금과 책임 소재를 놓고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차사업은 지난 1월 말 검수를 완료해야 했던 조건에 따르면 8개월가량 늦어졌다.

KISTI와 한국썬은 이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진 않았지만 한국썬이 지체보상금을 내는 쪽으로 사안이 정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계약조건상 최대 지체보상금 규모는 약 20억원이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