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한국 벤처, 중국 녹색바람을 잡아라

중국은 무슨 색(色) 국가일까. 대개는 붉은색을, 혹자는 황금색이나 노란색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최근 중국이 이러한 인식에 제대로 `반기`를 들었다.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녹색국가`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0년간 급속한 성장 속에서 발생한 환경오염 · 에너지 부족 등의 문제 해결에 중국 정부가 직접 발 벗고 나섰다. 녹색산업으로 지속적인 경제 활성화도 노리고 있음은 불문가지다.

우리는 이웃나라 중국의 이러한 행보에 주목해야만 한다. 특히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국내 시장에서 사업 기회를 찾지 못했던, 혹은 국내 시장이 너무 작다고 느끼고 있던 벤처업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다. 전문가들은 풍력 · 태양광 같은 신재생에너지 부문은 물론이고 청정개발체제(CDM) 등 다양한 영역에서 우리업체들의 진출이 가능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중국의 기후변화 대응=중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열렸던 코펜하겐 기후정상회의 전 온실가스 배출 목표를 발표한 바 있다. 발표에 따르면 2020년까지 GDP당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을 2005년 기준 대비 40~45% 감축할 계획이다. KOTRA는 세계 최대의 이산화탄소 배출 국가인 중국이 배출 감소 목표에서 총량 절대치 감축이 아닌 GDP당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을 목표로 삼은 것은 세계 최대 인구 보유 국가이면서 공업화 ·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개발도상국 입장에서 경제 성장을 고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지난해 12월 18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UN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15) 연설에서 중국 정부의 온실가스 배출 감소 노력 관련 정책과 실제 수치를 소개했다. 그는 또 △교토의정서 체제 유지 및 발리 로드맵 수행 △공통되지만 차별 있는 책임 원칙 고수 △개발도상국에 선진국의 기술 이전 및 자금 지원 의무 이행 등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중국은 1990~2005년까지 GDP당 에너지 소비 감축 47%를 달성했으며, `11차 5개년 규획(11.5규획:2006~2010년 중국 경제발전 5개년 규획)` 동안 GDP당 에너지 절감(배출 감소) 20%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2005년 대비 13%를 절감한 것으로 파악된다.

KOTRA는 중국의 탄소 배출이 2030~2035년 사이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배출 감소 목표 달성과 저탄소 경제 발전을 위해 중국 정부는 △경제구조 개선(저탄소 제품 수출 확대, 저탄소 소비 장려 등) △산업구조 개선(서비스산업 비중 제고) △에너지구조 개선(신재생에너지 분야) △교통구조 개선(공공 교통시스템 발전 및 전기자동차 보급 발전 등) △건축구조 개선(에너지 절약형 건축 기술 강화 및 보급 확대, 저탄소 건축 개발 등) 등을 추진해 나갈 계획으로, 우리 업체에도 비즈니스 기회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신재생에너지 시장을 노려라=중국이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2005년 11월에 `재생에너지산업 발전 지도목록`이 나오면서부터다. 이어 `재생에너지법(2006년 1월)` `재생에너지 중장기 발전규획(2007년 9월)` `재생에너지 발전 11.5규획(2008년 3월)` 등이 차례로 발표됐다.

지난해부터는 중국 정부가 6000억달러 이상의 경기부양 자금 중 상당액을 친환경에너지 분야에 투자하면서 더욱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는 별도로 지난해 3월에는 신재생에너지 개발을 핵심으로 하는 발전산업 육성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가장 주목할 만한 부문은 태양광과 풍력이다. 중국은 전체 국토 면적 3분의 2가량의 연간 일조시간이 2200시간을 넘는 등 태양에너지 이용에 양호한 조건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로이터통신은 올 초 미국 워싱턴컨벤션센터에서 폐막한 `리텍 신재생에너지 콘퍼런스 2010`에 참가한 중국 신재생에너지업체들이 미국과 유럽 등 성장가도를 달리는 시장을 점령하기 위해 공격적 목표를 설정하고 나섰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독일이 신재생에너지산업에 지급되는 보조금을 삭감하고 미국이 실업자 문제 등으로 정책적 일관성을 상실한 가운데, 대규모 정부 지원에 자신감을 얻은 중국업체들이 공격 경영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리텍 신재생에너지 콘퍼런스 2010에 참가한 헌터 장 중국 GCL솔라에너지 CEO는 “중국 태양광업체들이 글로벌 생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점유율은 60∼70%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GCL솔라에너지는 올해 생산능력을 1만8000톤에서 2만1000톤으로 늘릴 계획이다. GCL솔라에너지는 또 실리콘 웨이퍼 생산에도 박차를 가해 생산능력을 올해 2GW 규모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헌터 장 CEO는 “캐나다나 미국 · 유럽 등으로 진출하기 위해 생산량을 더욱 늘릴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풍력발전 부문도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신설 발전용량은 615만3700㎾, 누계 발전용량은 1201만9600㎾로 전년 대비 각각 124.3%, 114.8% 성장했으며 이로써 4년 연속 성장세를 유지하게 됐다.

중국 정부는 성과가 인정되는 풍력발전기 및 베어링 · 변환기 등 주요 부품의 개발에 장려금을 지급하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화루이 · 진펑 · 둥치 등 7개 풍력발전기 제조업체가 이 장려금을 받았으며, 이들이 ㎿급 이상의 풍력발전기를 설계하고 생산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KOTRA는 중국 풍력발전 시장이 앞으로도 전망이 밝으며, 외국업체의 시장 진출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외국 대형 풍력발전기업체들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고,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중소형 중국업체들은 도태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중국 풍력발전 시장 진출과 관련해서는 중국에서 아직 개발 능력이 부족한 2~3㎿급 발전기 · 정밀 베어링 등 주요 발전기 부품과 급격히 증가하는 해상 풍력발전기 등의 분야에서 진출이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중국업체만이 아닌 해외 유수의 기업들과 경쟁하는 시장이기 때문에 기술력을 갖추고 적극적으로 시장 개척을 해야 시장 진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내기업으로는 현대중공업 · 대우조선해양 · 유니슨 등이 중국 시장 진출 의사를 밝혔거나 이미 진출한 상태다.

자료제공 : KOTRA 글로벌 윈도

유선일기자 ys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