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글로벌기업 현장을 가다(1)-HTC

[창간기획]글로벌기업 현장을 가다(1)-HTC

3년 전만 하더라도 대만 휴대폰 제조사인 HTC를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국내에서는 휴대폰 업계 종사자들만이 아시아의 작은 OEM 기업으로 인식했다. 매출액 45억달러, 영업이익 7억900만달러, 영업이익률 17%,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4위. 지난해 `무서운 새내기` HTC가 올린 성적표다. “한국의 대표 IT기업으로 삼성전자가 있다면 대만에는 HTC가 있습니다. 글로벌 휴대폰 시장이 스마트폰으로 빠르게 전환되는 만큼 HTC의 성장 가능성은 매우 밝습니다.” `미스터 퍼팩트`로 불리는 피터 초우 HTC CEO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그래서일까. 흔들리는 1위 노키아의 모습과 최근 보안문제로 이슬람권에서 위기를 맞고 있는 림(RIM), 수신불량 문제로 곤욕을 치른 애플과 비교되는 HTC의 성장은 더욱 돋보였다. 스마트폰 점유율 측면에서도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앞섰다. 그는 “올해 한국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500만대 이상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85만대 가량을 형성했던 지난 2009년과 비교하면 5배 이상 성장하고 있는 셈입니다. 올해 삼성과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용자와 `소통`의 큰 그림을 그린다면 글로벌 휴대폰 시장에서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마련될 것입니다”라며 국내 업체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대만 타오위엔(Taoyuan)에 있는 HTC 본사에서 피터 초우 HTC CEO를 만났다.



-글로벌 4위 성장비결은 무엇인가

▲HTC는 1997년부터 지금까지 `획기적인 컨버전스 IT기기가 인류의 미래다`라는 한결 같은 비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나의 IT기기가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개인의 요구에 맞는 각기 다른 IT기기를 개발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그 결과 HTC는 사용자들로부터 가치 있는 피드백을 꾸준히 받고 있다. 이것은 획기적인 HTC만의 스마트폰 개발에 가장 큰 힘이 됐다.

HTC는 여전히 마이크로소프트 윈도모바일과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계(OS)의 든든한 후원군이다. 이는 대만 IT기업들의 경쟁력이 어디에 있는가를 파악할 수 있는 대목이다. 높은 경쟁력의 제조 인프라, 뛰어난 엔지니어, 끈끈한 고객과의 신뢰뿐만 아니라 혁신적인 마케팅이 장기적인 성공을 이루는데 큰 도움을 됐다.

-성장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었을 텐데.

▲HTC는 빠른 기간 동안 OEM에서 자체 브랜드 기업으로 변화를 이뤘다. 자체 브랜드에 집중한다는 것은, 더 이상 OEM과 자체 주문을 동시에 소화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OEM 주문을 받지 않아 어려움이 있었다. 2009년부터 OEM 사업을 완전히 접고 100% 자체 브랜드 사업을 운용하게 됐다.

최종소비자에게 HTC 브랜드 인지도가 그다지 높지 않았기 때문에 브랜드 비전을 발전시키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글로벌 캠페인인 `YOU 캠페인`이 브랜드 인지도와 가능성을 높이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3위권 진입을 위해 필요한 것이 있다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우리는 이에 대응하는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노키아, 애플 등 경쟁사에 신경을 쓰는 것은 사업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 HTC는 우리의 스마트폰을 실제로 보고, 느끼고, 사용할 고객들에게 모든 중심을 맞추고 있다. HTC는 스마트폰 업계에서 전례가 없는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구체적인 사업전략과 재무정보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지만 3년 이내에 세계 스마트폰 시장 3위권에 진입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몇 개 사업자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나.

▲유럽 내 선두권 5개 이동통신사와 미국 내 상위 4개 이통사 및 아시아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다수의 사업자와 돈독한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다. HTC는 설립 이래 MS 및 주요 이통사와 파트너 관계를 통해 스마트폰 시장을 개척해왔다. 또한 세계 최고 수준의 이통사인 오렌지, O2, T모바일, 보다폰, 싱귤러, 버라이즌, 스프린트, NTT도코모와도 전략적인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으며 전 세계 70여 개국에 진출해 있다.

-브랜드 이미지 확산을 위한 노력은.

▲2년 전 HTC는 자사 고유 브랜드를 `Quietly Brilliant(소리 없이 그러나 훌륭하게)`라는 슬로건 아래 큰 발을 내디뎠다. 삶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설명이 아닌 경험으로 얻게 된다는 신념으로 겸손한 방법으로 최고의 일들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동안 스마트폰 생산인프라를 기반으로 지난 2009년 출시한 센스UI에 집중하고 사용자를 행복하게 만드는 퍼스널 모바일기기를 만들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이외에 주목하고 있는 시장이 있다면.

▲HTC는 언제나 고객의 요구에 적극 대응하고 세계 모든 곳의 휴대폰 사용자들을 위해 더욱 많은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모든 시장은 각기 다른 성향을 보이기 때문에 모두 특별하고 중요하다. 눈부시게 성장하고 있는 한국 스마트폰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SK텔레콤, KT와 긴밀한 협력을 하고 있으며 한국의 소비자에 친근하게 다가가도록 노력하고 있다.

-바다 플랫폼 등 다른 운영체계(OS) 도입 계획은.

▲HTC는 자체 운영체계를 개발할 계획이 없다. 또한 삼성전자가 개발한 바다 플랫폼 역시 탑재할 계획이 없다. 지금은 윈도모바일, 안드로이드, 브루MP(퀄컴 OS)에 전념하고 있다. HTC는 MS, 구글과 같은 오래된 파트너들과 함께 글로벌 고객들이 최고의 첨단 스마트폰을 경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애플과의 특허소송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HTC는 정전식 터치방식 등 애플의 소송에 반대하며 철저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지적재산권 보호에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으며 다른 개발자들과 그들의 개발 제품을 존중하는 입장을 고수할 것이다. 그러나 고객들이 가능한 한 최상의 모바일 테크놀로지를 경험할 수 있도록 건전한 방법으로 자체 개발기술 경쟁을 해나갈 것이다.

-구글과의 관계는

▲구글과는 개발에서 제조까지 밀착관계에 있다. 사업 초기부터 구글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으며 안드로이드 관련 협력업체 가운데 하나다. 처음부터 안드로이드 개발에 참여했고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 HTC 연구진을 구글 캠퍼스에 파견하기도 했다.

-향후 스마트폰 시장을 전망한다면.

▲시장조사기관인 카날리스에 의하면 2013년까지 스마트폰 시장은 전 세계 모바일 시장의 27%를 차지하고 서유럽은 60%, 북미는 48%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 시장도 스마트폰 시장이 급격이 증가하는 추세다. 앞으로 스마트폰 시장은 안드로이드폰이 전면에 부상할 것이다.



◇피터초우는

1997년 설립 당시부터 HTC와 함께 한 피터초우는 강한 정신력과 신념으로 리더십을 발휘, HTC를 무선통신 업계의 세계적인 리더로 성장시켰다.

그는 IT 업계에서 20년 이상의 경험을 축적하였고 전략, 리더십, 비즈니스 측면에서 놀랄만한 업적을 이루어냈다. 재직 기간 동안 윈도모바일 PDA폰 및 스마트폰의 세계 최대 설계 및 공급업체로 HTC를 만들었다. 비즈니스위크는 HTC를 100대 글로벌 IT 기업 중 3위로 선정했을 뿐 아니라, 아시아 지역 5대 우수 IT 기업 중 하나로 선정했다.

HTC에 부임하기 전 디지털 이큅먼트의 서버 부문 이사를 역임한 그는 1985년에 대만국립해양대학(National Taiwan Ocean University)에서 전자 공학을 전공했으며, 2003년에 국립정치대학(National Chengchi University)의 Executive MBA 프로그램에 입학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Harvard Business School)의 최고 경영자(Advanced Management) 프로그램 과정을 수료했습니다. 독서와 다양한 예술 작품 감상, 클래식 음악 감상이 취미다.

타이베이(대만)=김동석기자 d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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