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車부품 세계시장서 고속질주

한국의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많이 참여해 주길 바란다.

한국의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가격 면에서도 경쟁력이 있을 뿐 아니라 품질 면에서도 신뢰할 만하다." (폭스바겐 볼프스부르크 본사 구매담당 관계자)

폭스바겐과 아우디, 포르쉐 등을 거느린 글로벌 자동차 골리앗 폭스바겐 그룹이 올가을 개최될 IZB(격년마다 폭스바겐 본사에서 개최하는 폭스바겐 납품업체박람회)에 50여 개 국내 업체에 참여해 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국내 부품업체를 위한 별도의 전시관 마련도 제안했다.

KOTRA 함부르크 센터 관계자는 "IZB에 별도의 한국 기업 전시관이 들어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그만큼 국내 업체들의 부품 공급에 대해 폭스바겐이 적극적이라는 것을 뜻하며 실제 대량 납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폭스바겐 그룹은 전체 부품의 60% 이상을 전 세계 3만6000개에 달하는 외부 공급업체에서 조달하고 있다. 2008년 기준 그룹의 부품 구입 금액은 754억유로(약 112조원)에 달한다. 매년 25억~38억유로씩 구입 금액이 늘고 있다.

자동차업체 관계자는 "폭스바겐은 차종이 다양한 데다 생산량도 많고 아우디까지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공식 납품이 갖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전 세계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의 최고봉인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폭스바겐 아우디 르노 재규어 랜드로버 등 기존에 굳게 닫고 있던 유럽 자동차업체들의 문이 한국 부품공급업체들에 활짝 열리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업체와 일본 자동차업체들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달 초에는 영국의 포드UK와 재규어 랜드로버를 대상으로 국내 부품업체 33개사가 단독 참여하는 부품 전시회가 열려 일부 공급계약이 체결됐다.

국내 대표적인 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의 제품을 사용하는 완성차 브랜드만 10개가 넘는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한 해 동안 벤츠를 만드는 다임러와 BMW, 폭스바겐과 GM, 크라이슬러 등에서 모두 22억5000만달러 규모의 공급계약을 수주했다. 만도는 지난해 프랑스 PSA(푸조-시트로앵)에서 브레이크와 스티어링 제품을 수주한 이후 올 들어 최근 BMW에서 캘리퍼 브레이크를 수주했다.

여기에 GM에서 수천억 원대의 조향장치와 제동장치 공급 물량도 따냈다. 현대위아 역시 메르세데스-벤츠를 만드는 다임러와 GM, 프랑스 르노 등에서 잇단 부품 러브콜을 받고 있다.

여기에 배터리와 각종 정보기술(IT) 첨단장치를 생산하는 국내 화학과 전자 부문 대기업과 중소기업들도 글로벌 완성차 시장 부품 공급을 강화하고 있다.

완성차 시장에 이어 부품업체 시장에서도 또 하나의 성장동력이 키워지고 있음을 뜻한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시장에 이어 글로벌 자동차 부품 시장까지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이 커지고 있다"면서 "이는 국내 경제와 산업 전반에 파급효과가 크고 상당한 경제적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볼프스부르크(독일)=매일경제 김경도 기자/서울=매일경제 박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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