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태양광 시장은 태양광 산업이 왜 신성장동력인지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7기가와트(GW) 정도였던 시장규모는 올해 처음으로 두 자릿수 시장규모를 기록하며 최대 15GW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더욱이 독일에 의존하던 것에서 벗어나 이탈리아와 체코 · 프랑스 · 미국 · 일본 · 중국 · 영국 등 더욱 많은 지역에서 태양광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각국 정부가 잇따라 보조금을 삭감하고 있지만 기술력 향상으로 제조단가가 빠르게 하락하면서 태양광 산업은 자립도를 크게 높이고 있다. 가격 하락과 시장의 확대로 우리는 바야흐로 태양광의 범용화(汎用化) 시대를 맞고 있다.
선텍파워홀딩스(대표 스정룽 · 이하 선텍)는 다가온 태양광 시대를 최전선에서 이끌고 있는 기업이다. 10년 전, 선텍은 수많은 태양광 벤처기업 가운데 하나일 뿐이었으나 지금은 모든 벤처기업의 목표가 됐다. 선텍은 2005년 12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되면서 성장의 기반을 마련했다. 이후 선텍의 매출은 매년 급격히 확대돼 2006년 5억9900만달러에서 2007년 13억5000만달러로 2배가 넘게 성장했다. 2008년에는 19억달러를 기록한 선텍은 사상 최악이었던 지난해에도 17억달러의 매출을 올려 주위를 놀라게 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12억1300만달러를 기록, 20억달러 고지를 넘어설 것이 유력해 보인다.
올해 2분기에는 태양광 모듈 매출에서 최초로 세계 1위에 등극하기도 했다. 모듈 생산량에서는 미국 퍼스트솔라에 밀렸지만 판매량에서 퍼스트솔라를 제치고 `퍼스트` 자리에 올랐다.
현재 1GW와트 제조능력을 가진 선텍은 올 연말까지 1.4GW로 확대해 규모의 경제를 통한 가격경쟁력 우위를 지속한다는 전략이다. 선텍은 내년까지 최대 3GW 공장 규모를 달성할 계획이다.
선텍이 이처럼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뛰어난 기술력과 지리적 조건 덕분이다.
스정룽 회장은 호주 뉴사우스웨일즈대학(UNSW)에서 마틴그린 교수의 지도 아래 세계 최고의 태양전지 기술을 습득할 수 있었다. 그린 교수는 24%에 달하는 초고효율 태양전지를 처음으로 개발한 인물로, 경제학으로 치면 케인즈 쯤 되는 위치를 태양광 분야에서 차지하고 있다. 호주에서 태양전지 관련 특허를 11개나 획득한 스정룽 회장은 선텍 제품에 대해 “일반 태양광 모듈보다 6.7% 이상 효율이 좋다”고 자신한다.
350명 이상의 태양전지 전문가들로 구성된 태양광 연구소를 보유하고 있는 선텍은 양산효율이 19%가 넘으면서도 제조단가는 지금과 비슷한 꿈의 태양전지 `플루토` 개발을 마무리한 상태여서 글로벌 태양광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기도 하다.
중국이라는 지리적 조건도 선텍에는 최고의 기회를 제공했다. 2001년 창업 당시 우시 지방정부가 나서 8개 현지기업을 설득, 600만달러를 모아주지 않았다면 스정룽은 우시상더(선텍의 중국 이름)를 설립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땅 임대료와 인건비가 싸고 부품과 원료를 쉽게 구할 수 있었다는 점도 제조업 기반의 태양광 사업에는 최적의 조건이었다.
스정룽 회장은 단순한 기업인은 아니다. 그는 항상 인류와 사회에 무언가 기여하기를 바랐고 그런 이유에서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게이츠를 가장 존경하는 기업인으로 꼽는다. 그는 누구나 똑같이 태양빛을 가질 수 있고 따라서 자신이 할 일은 태양광 가격을 떨어뜨려 모두가 쉽게 태양광 발전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 믿는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어떤 태양광 기업도 그의 경쟁자로 보지 않고 태양광 확산에 힘을 모아야 할 동지로 본다.
스정룽 회장은 “소수의 집중된 사람들이 조절하는 화석연료와 달리 태양광 에너지는 가난한 사람이나 부유한 사람이나 공평하게 비춰준다”면서 “태양광 가격을 떨어뜨리는데 기술을 집중해 모든 사람들이 세상에서 가장 깨끗하고 풍부한 에너지를 믿고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