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에너지 부족에 쓰러지지 않기 위해선 에너지 효율 향상과 스마트그리드가 필수적 처방이다.”
기존 에너지의 효율적 활용과 신에너지원의 융합을 통해 에너지 수요의 폭발적 증가에 대응하는 `에너지 믹스(Energy Mix)`가 글로벌 화두로 떠올랐다.
13일(현지시각) `2010세계에너지총회(WEC)` 공식 첫째 날의 논의 주제는 `접근성`이었다. 인류의 에너지 접근성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와 함께, 얼마나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쓸 것인가, 급증하는 에너지 수요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에 대해 토론의 초점이 맞춰졌다.
다니엘 예르긴 미국 IHS캠프리지 에너지연구위원회 회장은 이날의 논의 주제를 제시하며 “최근 에너지 수요는 재빨리 대응하지 않으면 견뎌낼 수 없는 정도로 급증하고 있다”며 “에너지산업구조 개선 없이는 에너지 부족에 전 세계가 쓰러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화석연료가 고갈되고 있어 앞으로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는 물론이고 500달러까지 치솟아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에너지업계도 이를 위기로 인지하는 동시에 매우 큰 기회로 받아들이고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원탁회의에서 좌장을 맡은 자말 새지어 월드뱅크아프리카 지속가능발전부문 이사는 “세계는 새로운 에너지 밸런스가 필요하다”며 “에너지 수요를 신기술 개발과 효율 향상, 신재생에너지 등 새로운 청정에너지원으로 채워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기술을 사용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은 가격이 비싸고 어렵지만, 기술개발(R&D) 투자가 많아질수록 그 에너지 전환 비용이 줄어들 것이기 때문에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볼프강 데헨 지멘스AG 에너지부문 CEO는 “에너지 수요 증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소에너지, 원자력, 신재생에너지 등 에너지원에 관계없이 전력망으로 연결할 수 있는 스마트그리드가 해답”이라며 “다양한 청정에너지원을 개발하고 이를 적절히 믹스해 필요한 에너지를 적당한 양만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독일 에너지업체인 E.ON의 요하네스 테센 회장은 “원자력이나 신재생에너지로 바꾸기 위해서는 인프라 구축에 엄청난 돈이 들어간다”며 “이 같은 어마어마한 비용을 완충하기 위해선 소비자들이 변해야 하며, 스마트그리드 등 에너지 이용 패러다임 전환을 소비자들이 수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유국 입장에서 원탁회의에 참석한 벤자민 콘트레라 아스트리아자랜 멕시코 에너지부 장관은 “최근 멕시코에서 생산하는 원유량이 줄어들고 있지만, 국제적인 수요는 계속 늘고 있어 세계적인 석유업체들과 협력해 더 많은 유전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원유 공급과 더불어 멕시코에서 중요한 것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전력수요에 대응하는 것”이라며 “이를 청정에너지인 원자력과 바이오매스 등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할 계획이며, 단기적으로는 에너지 효율 향상에 매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WEC 회의에서는 원탁회의와 기조연설 이외에 `기후변화와 에너지 정책 평가` 등 11개 이슈 세션을 통해 에너지 수요 해결을 위한 전문가 토론이 이어졌다.
몬트리올(캐나다)=함봉균 기자 hbkon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