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그린에너지 기술 경쟁력 상승 추세는 GETI 기업별 평가에서도 확연하게 나타났다. 전 세계 그린에너지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군이라 할 수 있는 GETI 글로벌 기업 상위(Top) 30에 포함된 국내 기업 수가 2개사에서 4개사로 증가했고, 글로벌 평균 이상의 기술 경쟁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되는 국내 기업 역시 두자리 수로 늘었다.
이번 그린에너지 기술지수(GETI) 2010 평가에서 글로벌 기업 톱 30에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전자, LG화학 등 총 4개 국내 기업이 포함됐다. GETI 2009에서는 삼성SDI와 삼성전기 2개사에 그쳤으나 1년 만에 2배로 늘어났다. 신규 진입뿐만 아니라 기존 기업들의 글로벌 순위 역시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향후 기대치를 더욱 높여주고 있다.
◇삼성SDI, GM 제치고 3위 등극=GETI 2009 평가에서 글로벌 4위로 평가됐던 삼성SDI는 GM을 제치고 세계 3위로 올라섰고, 18위로 평가됐던 삼성전기 역시 캐논, 샤프 등을 추월해 12위로 올라섰다. 49위로 평가됐던 삼성전자와 77위로 평가됐던 LG화학은 각각 19위와 23위로 수직 상승해 글로벌 기업 톱 30에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삼성SDI는 특허 수가 전년대비 47%(184개→270개), 우수등급 특허가 39%(72→100개) 증가하는 높은 성장세로 글로벌 1, 2위 기업으로 나타난 혼다자동차와 파나소닉을 압박하고 있다. 특히 우수특허 부문에서는 이미 글로벌 2위 파나소닉(93개)을 추월해 세계 1위 자리가 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LG화학 눈부신 상승세 `다크호스` 부상=삼성전기 역시 특허 수와 우수 특허 수가 각각 39%(101→140개), 52%(21→32개) 증가해 10위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글로벌 기업 톱 30에 새로 진입한 삼성전자는 특허수가 26개에서 73개로 증가해 180% 증가했고, 우수 특허 역시 6개에서 23개로 4배 가량 증가하는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눈부신 상승세를 보인 기업은 LG화학이다. LG화학은 특허수가 14개에서 70개로 4배, 우수특허가 3개에서 19개로 5배 이상 증가하는 성과를 통해 그린에너지 기술을 선도하는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글로벌 평균 웃도는 국내 기업 11개=한편 글로벌 평균을 의미하는 GETI 점수 `1.0` 이상으로 평가된 국내 기업이 총 11개로 나타났다. 글로벌 기업 톱 30에 포함된 기업들과 LG전자, LG디스플레이, 현대자동차, KIST, ETRI, LG이노텍, 에피밸리 등이 세계 평균 이상의 기술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들로 평가됐다.
GETI 점수 1.0 이상 기업이 작년에는 8개사로 나타났으나, 1년 사이 3개사나 추가됐다. 그만큼 국내 그린 에너지 관련 기업들의 저변이 탄탄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에피밸리 등이 새로 진입했으며 이 가운데 LG 디스플레이가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박스 1> 해외 기업 동향
GETI 글로벌 1위 기업으로 나타난 혼다자동차는 GETI 2009에 이어 올해도 글로벌 1위로 나타났다. 파나소닉 역시 2위 자리 수성에 성공했다. 구 GM인 모터스 리퀴데이션 컴퍼니는 지난해 파산 신청 및 신규 법인 출범으로 인한 특허이전 등으로 인해 3위에서 8위로 떨어졌고 대신 삼성SDI가 4위에서 3위로 올라섰다.
혼다자동차와 파나소닉이 1, 2위를 유지하긴 했으나 성장세는 매우 더딘 편이다. 혼다자동차의 경우 특허수와 우수특허가 각각 12개, 8건 증가에 그치고 있다. 파나소닉의 경우 특허 수는 41건 증가했으나 우수특허 수는 93개로 제자리 걸음이다. 파나소닉은 우수특허 부문에서는 삼성SDI에 추월당했다.
글로벌 30위내 기업 가운데 애질런트, 니치아, 3M, 쇼와덴코 등이 순위 상승을 보인 반면 캐논, UTC 퓨어셀, 도요타 고세이, 발라드파워시스템 등은 하락했다. 특히 캐나다를 대표하는 그린에너지 기업인 발라드파워시스템은 특허수가 전년 대비 절반 가량(103→58개) 줄어들면서 순위가 17위에서 30위로 급락했다.
발라드파워시스템은 포드자동차 등과 연료전지개발을 위해 공동투자를 진행하면서 일부 특허를 양도했고, 10건 이상의 포기 특허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10위권내 기업 가운데 우수특허 비중이 가장 높은 기업은 애질런트 테크놀러지로 우수특허 비중이 55%에 달했다. 도시바와 니치아 등이 50%, 47%로 뒤를 이었으며, 삼성SDI는 37%의 우수특허 비중을 보여 혼다자동차(35%), 파나소닉29.5%)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한편 1990년 이후 유효 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한 기업은 파나소닉으로 총 626개의 특허를 갖고 있다. 그 뒤를 산요전기(483개), 캐논(448개), 혼다자동차(444개), 소니(443개)가 이어 다특허 보유 기업 상위 5위를 모두 일본 기업이 차지했다. 국내 기업으로는 삼성SDI가 391건으로 6위, 삼성전기가 153건으로 17위로 나타났다.
<박스2> GETI 2010 어떻게 조사했나
그린에너지 5대 기술부문에서 최근 5년간인 2005년 1월부터 2009년 12월까지의 유효특허를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미국 오션토모의 페이턴트레이팅 시스템의 평가 및 관련성 분석으로 유효 데이터를 산출했으며, 유효 데이터 가운데 특허 권한이 유명무실한 특허 등은 배제하는 선별과정을 거쳐 최종 데이터를 추출했다.
특허동향 분석기간(1990.1~2009.12)내 미국에 등록된 5대 그린에너지 기술 특허는 총 1만 5856건에 달했고, 이 가운데 최근 5년간 등록된 특허 8283건을 대상으로 분석 작업을 진행했다. 각 기술별 분석 특허 수는 2차전지가 총 1447건, 발광다이오드가 총 2738건, 연료전지가 총 3224건, 태양전지가 총 720건, 탄소포집저장이 총 154건에 달했다. GETI는 그린에너지 5개 분야가 망라된 통합지수와 5개 기술별 지수로 구성된다. 각 지수마다 국가, 기업별 글로벌 순위를 산출했다. 여기에 국내 기업의 기술 특허 인식제고와 특허권 행사를 촉진하기 위해 국내 기업의 순위를 별도 산정해 총 18개의 지수가 생성됐다.
<국내 기업의 약진>
이강욱기자 woo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