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총금융자산 1경 넘었다

우리나라의 총금융자산이 사상 처음으로 1경(京)원을 돌파했다. 우리나라의 한 해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통상 1000조원 언저리인 점을 고려하면 총금융자산 1경원은 한 해 GDP의 10배에 달하는 규모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2분기 중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현재 우리나라의 총금융자산은 1경3조6000억원에 달했다.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는 금융법인, 일반정부, 비금융법인, 개인, 국외 등 5대 경제주체가 가지고 있는 금융자산을 모두 합한 규모다. 총금융자산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때 감소하기도 했지만 그동안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왔다.

경제주체별로 보면 금융법인의 금융자산이 4717조2000억원을 기록했고, 개인부문은 2053조600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비금융법인(기업)의 금융자산은 1527조9000억원, 정부는 794조원 등에 달했다.

특히 개인부문 금융자산이 크게 늘어났다. 지난 2분기 말 현재 개인 금융자산은 2045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개인 금융자산이 2000조원을 넘은 것도 처음이다. 이에 따라 금융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금융자산도 1167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금융자산이 늘어나면서 개인의 재무 건전성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분기 말 개인의 부채 대비 금융자산 비율은 2.33배였다. 이는 2007년 3분기 말의 2.35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경기 회복으로 소득이 증가한 데다 유가증권의 평가익이 늘어나면서 금융자산 증가폭이 부채의 증가폭을 웃돌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 2분기 말 개인 부채는 877조7000억원으로 전 분기 말 대비 1.6% 늘어나는 데 그쳤으나 같은 기간 금융자산은 2.4% 늘어났다.

[매일경제 한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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