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012년께 렌즈 하나와 이미지 센서 하나로 입체감이 구현되는 3차원 입체(3D) 카메라를 출시한다. 미러리스(일명 하이브리드) 카메라와 콤팩트 카메라 선전을 바탕으로 2~3년 내 카메라 업계 1위에 오르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박상진 삼성전자 디지털이미징사업부 사장은 “삼성 3DTV가 글로벌 1위로 사내에서도 3DTV에 버금가는 3D카메라를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며 “3D 카메라 출시 시점을 2012년경으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3D카메라는 실감나는 입체감이 중요한데 시중에 나온 제품은 입체감이 충분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현재 후지필름, 소니 등이 스틸 이미지를 찍을 수 있는 3D 카메라를 출시한 상태다.
박 사장은 업계 1위에 오르기 위해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을 주요 승부처로 삼겠다는 전략도 제시했다. `NX100`과 같은 미러리스 카메라와 `아이 펑션(i-Function)`처럼 혁신적인 기능을 탑재한 렌즈를 지속적으로 출시해 렌즈 교환식(DSLR) 카메라 시장을 따라잡겠다는 것이다.
그는 “콤팩트 카메라 분야는 순항하고 있지만, (DSLR와 같은) 고급 카메라 시장에서 성공해야 비로소 1위라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를 위해 그는 “기존 업체가 벽을 치고 있는 DSLR보다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는 미러리스 분야에서 일류로 가는 `패스트 트랙`을 걷는 것이 삼성의 전략”이라며 “2013년이면 1000만대 수준으로 성장해 DSLR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미러리스 시장에서 20~25%정도 차지해 1위에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 규모는 올해 150만대, 2011년 450만대, 2012년 670만대, 2013년 930만대로 2013년이면 DSLR 시장을 추월 할 전망이다. 국내 시장도 올해 11만대에서 2011년이면 2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시장조사업체는 예측했다.
박 사장은 디지털이미징 사업부가 테크윈에서 전자로 편입되면서 나타난 변화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그는 “전자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국외 시장에서 제품이 소비자에게 어떻게 판매되는지, 소비자의 요구 사항이 무엇인지도 파악할 수 있게 됐다”며 “시장조사업체 GfK 자료에 따르면 콤팩트 카메라의 경우 지난해 말 점유율 11.6%에서 올 상반기 13.4%로 2% 가까이 오르는 등 수치로도 긍정적인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향후 삼성 그룹 신사업을 개척하는데 디지털이미징 사업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현 추세는 산업 경계가 무너지는 융복합화가 빠르게 진행 중이지만 아직 삼성전자는 소프트웨어보다 하드웨어 중심”이라며 “그룹에서도 카메라 산업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 향후 삼성전자가 원하는 콘텐츠 생산으로 진입을 가능하게 하는 도구가 바로 카메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카메라는 광학기술과 전자기술이 결합된 총체로 프린터, 반도체 노광기, 의료 장비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이지만 대부분 일본 업체에 의존하고 있다”며 “앞으로 한국이 도전할 메디컬, 라이프케어 등의 분야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광학기술의 발전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병준 기자 bjkang@etnews.co.kr, 홍콩=박창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