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의 그린에너지 기술 경쟁력이 급성장하면서 미국, 일본과의 격차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기술력을 갖춘 국내 기업이 지난해 8개에서 올해 11개로 늘었으며 삼성SDI, 삼성전자, LG화학 등 대표주자의 특허 증가율도 가파르게 상승, 선두권을 위협하고 있다. 이 같은 특허 경쟁력을 바탕으로 기술산업화에 주력할 경우 미래 시장인 그린에너지 분야의 글로벌 주도권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자신문 미래기술연구센터(ETRC)가 창간 28주년을 맞아 특허 평가 전문기업 이디리서치(대표 서주원)와 공동 실시한 `2010년 그린에너지기술지수(GETI:Green Energy Technology Index) 평가`에서 우리나라 기업 경쟁력이 빠르게 상승, 1 · 2위권 국가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분야에서 글로벌 기술 경쟁력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 일본, 한국, 독일, 대만 등 단 5개국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3위의 경쟁력을 보유한 가운데 지난해 조사 대비 미국, 일본과의 격차는 크게 줄이면서 독일 등 후순위 국가와의 격차는 넓혀가고 있다.
GETI 2010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위 미국과 우리나라의 GETI 격차는 6.3배에 달했으나 올해는 4.2배로 크게 줄었다. 대신 4위 독일과의 격차는 1.8배에서 2.5배로 늘렸다. 우리나라의 미국 등록 특허가 작년 대비 66% 증가(447건→743건)하는 동안 미국 특허 증가율은 12.9%(2636건→2977건)에 그쳤다. 독일도 19.2%(337건→402건)에 불과했다. 기술 경쟁력 평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우수특허 수 역시 미국이 1.4%, 독일이 30.6% 증가하는 동안 우리나라는 60.5%의 압도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국가 순위 상승에는 기업들의 노력이 숨어 있다. 지난해 평가에서 글로벌 4위로 평가됐던 삼성SDI는 세계 3위로 올라섰다. 18위였던 삼성전기는 12위로, 49위와 77위로 평가됐던 삼성전자와 LG화학은 각각 19위와 23위로 일제히 뛰어올라 국내 기업들의 그린부문 글로벌 입지가 크게 강화됐다. 삼성전자는 특허와 우수특허가 각각 180%, 280%로 급증했으며 LG화학 역시 특허와 우수특허가 각각 4배, 5배 이상 늘어나 세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글로벌 평균 경쟁력을 의미하는 GETI `1.0` 이상으로 평가된 국내 기업 및 기관은 지난해 8개에서 11개사로 증가했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4개 기업 외에 LG전자, LG디스플레이, 현대자동차, KIST, ETRI, LG이노텍, 에피밸리 등이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됐다.
서주원 이디리서치 사장은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는 정부와 민간의 지속적인 투자와 특허에 대한 인식 전환이 점차 결실을 거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아직까지 미국 · 일본과 격차가 크게 존재하지만 우수특허 부문에서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새로운 기회창출이 가능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강욱 ETRC 연구기자 woo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