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첫 고속 전기차 `블루온`이 공개된 지 열흘 만에 GM대우가 19일 라세티 프리미어 전기차를 내세우면서 국내 전기차 개발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일본 미쓰비시가 지난해 7월 아이미브를 양산한 이후 한국에서 잇따라 전기차가 공개되면서 한국이 전기차 개발의 전초기지로 발돋움하고 있다. 특히 내년 르노닛산도 르노삼성의 SM3를 기반으로 하는 고속 전기차를 공개할 예정이어서 전기차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CT&T 등 군소 전기차 업체에 의해 개발된 저속 전기차가 주도하던 국내 시장이 고속 전기차 위주로 급속히 재편될 전망이다. 다만 배터리 가격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아 대규모 양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GM대우가 공개한 전기차는 준중형 모델인 라세티 프리미어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소형차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현대차 블루온이나 미쓰비시 아이미브와 차별된다. 이 때문인지 라세티 프리미어 전기차는 제원 상 대다수 요소에서 블루온과 아이미브를 압도한다. 전기차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전기모터 출력과 토크는 라세티 프리미어 전기차가 150㎾/ 260Nm으로 블루온(61㎾/ 210Nm), 아이미브(47㎾/ 180Nm)보다 월등히 높다.
최고속도가 165㎞/h로 블루온과 아이미브(최고속도 130㎞/h)보다 빠르며 주행거리도 160㎞로 블루온(140㎞), 아이미브(130㎞)보다 길다.
다만 배터리 충전시간은 라세티 프리미어 전기차가 더 오래 걸린다. 블루온의 완속 충전은 6시간, 아이미브의 완속 충전 시간은 7시간인 데 비해 라세티 프리미어 전기차는 8~10시간이 걸린다. 이에 대해 GM대우 측은 시험 운행을 통해 충전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는 급속 충전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라세티 프리미어 전기차는 GM과 GM대우가 함께 개발했고 전기차 분야의 기술을 확보한 50여 개 국내 기업들이 참여했다. 특히 전기차의 핵심 솔루션인 배터리와 구동시스템은 LG화학과 LG전자가 각각 개발해 공급했다.
GM대우는 향후 라세티 프리미어 전기차의 시험운행을 국내 도로에서 실시하며 협력업체들과 추가 기술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미쓰비시의 아이미브는 이미 판매되고 있고 현대차 블루온은 내년에 정부에 납품할 예정인 반면 GM대우는 양산 일정을 잡고 있지 않다.
문제는 가격이다. 특히 각 차량에 들어가는 배터리 값이 얼마나 되는지가 최대 관건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차 블루온의 경우 배터리 가격을 1500만원 내외로 추정한다. 라세티 프리미어는 차체와 출력 등을 감안할 때 30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전기차의 경우 정부 보조금 등 변수가 있어 향후 실제 양산에 돌입해야 가격 수준을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가솔린 등 기존 동력 기관과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한편 GM측과 특허권 사용 등 문제로 협상 중인 산업은행은 전기차 등 특허권의 국내 법인 사용협의가 유리하게 진행 중이라고 언급했다.
[매일경제 김태근 기자 / 박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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