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7’ 운영체제(OS)를 탑재한 HP의 태블릿 컴퓨터인 ‘슬레이트(Slate)`가 유튜브에 등장했다.
‘슬레이트’는 올초 미 IT컨슈머 제품 전시회인 ‘CES’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스티브 발머 회장이 데모 제품을 들고 나와 관심을 끌었으나, 이후 HP가 ‘윈도7’ 기반의 태블릿 개발을 포기했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돌면서 사실상 물건너간 프로젝트로 인식됐다. HP가 ‘슬레이트’ 개발을 포기하는 대신 팜(Palm)의 `웹OS` 를 채택한 태블릿인 ‘허리케인’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하지만 ‘슬레이트’ 개발 중단 소문에도 불구하고 스티브 발머가 지난 7월 ‘슬레이트’ 개발 계획이 여전히 `살아있다`고 확인했으며, 한때 HP의 웹 사이트에 8.9인치 제품이 소개되기도 했다. 지난 8월 실적 발표 때는 HP의 한 임원이 “MS 운영체제를 채택한 제품을 ‘가까운 장래`에 공개하고, 2011년에 `웹OS`를 채택한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아무튼 유튜브에 ‘슬레이트’에 관한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수면 하에 있던 HP의 태블릿이 또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슬레이트’는 PC의 세계적 브랜드인 HP의 제품인데다, MS의 ‘윈도7’ OS를 채택하고 있다는 점에서 IT업계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애플의 ‘아이패드’와 안드로이드 태블릿이 득세하고 있는 상황에서 ‘윈도7’ 기반의 태블릿이 과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지가 중요한 관점 포인트인 것이다.
유튜브에 등장한 HP의 ‘슬레이트’는 진위 여부가 공식 확인되지는 않았다. HP의 대변인은 이 동영상의 진위를 묻는 질문에 “HP는 미공개된 제품에 관해 코멘트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는 답변만을 내놓았다. 동영상은 `x313xkillasx`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사람이 올려 놓았는데, 동영상을 보면 HP의 로고가 붙어있고, 뒷면에는 이 제품이 HP의 소유이며 판매용이 아니라 프로토타입임을 명기하고 있다. 그는 HP 슬레이트 시제품을 입수하게 된 경위는 설명하지 않고 있다.
IT전문매체인 PC매거진에 따르면 이 시제품은 300메가 픽셀의 카메라를 내장하고 있으며, SD카드 슬롯,USB슬롯, 키보드 버튼 등을 장착하고 있다.
올 4월 인터넷에 유출된 자료에 따르면 HP ‘슬레이트‘의 가격은 549달러에서 599달러 사이이며 인텔의 1.6기가 헤르츠급 ’아톰‘ 프로세서를 내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HP가 ‘슬레이트’를 내놓는다면 과연 시장에 얼마나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까? 우선 HP는 기존의 방대한 PC 유통망을 활용해 ‘슬레이트’ 공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슬레이트`는 300메가 픽셀 카메라와 USB 포트를 장착하고 있다. 아이패드에는 아직 없는 기능이다.`슬레이트`의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윈도7`의 멀티 터치 기능이 과연 기대치를 충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동안 ‘윈도7’이 태블릿 보다는 데스크톱이나 노트북에 오히려 적합한 제품 아니냐는 시각이 적지 않았는데 이를 해소하는게 관건이다.
온갖 소문을 뒤로 하고 HP가 과연 `윈도7`기반의 태블릿을 내놓을 것인지가 무엇보다도 IT업계 관심사다.
장길수 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