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들의 점포 확대 전략이 정점에 이르렀다. 점포가 포화 상태에 이르자 유통사들은 다양한 업태로 확장을 꾀하고 있다. 할인점과 할인점 사이, 그리고 수익성 차원에서 점포 개장이 어려운 번화한 지역에는 기업형 슈퍼마켓(SSM)을 여는 것처럼 고객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점포를 열고 있고, 이제는 인터넷 공간에서도 쇼핑을 즐길 수 있는 인터넷 쇼핑몰을 전략적으로 오픈하고 있다.
◇정성 · 정량적 효과 높은 마케팅 필요=유통업체는 이처럼 점포 형태를 변화시키는 등 많은 투자를 했지만, 이에 비해 고객의 행동은 상대적으로 변하지 않고 그 자리에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많은 유통회사들이 고객정보에 관심을 기울이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단순한 고객의 평균 정보로는 대다수 고객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없다.
예를 들어보자. 고객 전체가 1000만명이고 평균 구매 주기가 7일인 유통사가 있다. 세부적으로는 200만명 3일, 300만명 5일, 300만명 7일, 200만명 14일과 같은 구매주기를 가졌다고 하자.
이때 유통업체에서 고객들의 구매 주기를 앞당기기 위해 고객이 6일 이내에 구매하면 1000원씩 할인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했다고 가정해 보자. 또 고객이 하루당 1000원의 프로모션이 있어야 구매일자를 앞당긴다고 가정해 보자. 이 때 DM 발송 비용은 고객당 100원이다.
A 유통사는 평균 정보만 가지고 있어서 전체 고객 1000만명을 대상으로 캠페인을 진행할 것이고, 이 경우 발송비용은 10억원이 된다. 할인비용은 80억원이고 효과가 발생하는 고객은 300만명이다.
B 유통사는 고객 개인별로 정보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평균 구매 주기가 7일인 300만명만 대상으로 진행하려 한다. 이 경우 발송비용은 3억원이며 할인비용은 30억원, 효과가 발생하는 고객은 300만명이다.
A, B 두 유통 회사는 같은 성과를 봤지만 소요된 비용은 각각 90억원과 33억원이다. 67억원의 비용 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그러나 수치상으로 드러나지 않는 더 중요한 부분이 숨어 있다.
효과를 볼 수 없는 고객인 A사의 구매 주기가 14일인 200만명의 고객은 향후 진행되는 프로모션에 둔감해지고 더 이상 A사의 프로모션에 관심을 갖지 않게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즉, 비용의 문제가 아니라 A사의 프로모션이 효과를 발휘할 수 없는 판촉 마케팅의 사각지대에 고객들이 남게 된다는 것이다. 매우 단순한 예이지만 여기에 상품관점을 추가하거나, 고객 등급을 추가 한면서 자주 발생하는 사례라고 볼 수 있다.
◇고객 구매 정보 세분화와 다차원 분석 요구=유통사들은 이미 20여년 전부터 많은 비용을 투자해 판매시점관리(POS)시스템, 포인트 카드, 제휴 신용카드, 상품 분석 시스템을 통해 많은 자료를 보유하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자료를 가공해 목적에 따른 정보를 얻고 있다.
예를 들어 구매금액에 따른 고객 등급 선정, 잘 팔리는 상품과 그렇지 않은 상품의 선정 등 매우 단편적인 정보를 얻는 데 그치고 있다. 이처럼 대부분의 유통업체들이 방대한 자료를 보유하고 있으며 방대한 자료만큼이나 많은 비용을 자료의 보유 및 단순한 가공에 투입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몇몇 회사들이 방대한 자료를 한 시스템에 집적하고 체계화하고, 자료를 가공하여 가장 중요한 관심사인 고객 개개인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 하는 데에 관심을 쏟고 있다.
국내의 한 유통사의 경우에는 최근 인터넷 쇼핑몰상에 슈퍼 기능을 강화하면서 이와 같은 자료를 바탕으로 고객 정보를 개인별로 구축했다. 고객이 이 유통회사를 접할 수 있는 부분, 즉 할인점 · SSM · 백화점 · 인터넷 슈퍼 전체의 고객 구매 데이터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집적했고 고객의 포인트 카드 데이터를 통합했다.
이를 기반으로 고객이 관심을 갖는 점포 형태가 무엇이고 어느 점포인가, 어떤 주기로 방문하고 어떤 상품을 구매하며, 왜 유통업체를 방문했는지 그 목적을 알 수 있게 했다. 또 고객별 실적을 특성별로 점수화하고, 등급을 매겨서 각 특성별 등급에 따른 프로모션을 진행할 수 있도록 구축했다.
프로모션 반응 정도도 집적해 행사 반응이 좋은 고객에게는 보다 많은 행사에 참여하도록 하고, 그렇지 않은 고객에게는 사은 행사만 실시해 고객이 지속적으로 유통사의 프로모션에 관심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유통사는 모든 형태, 전체 점포에서의 고객 구매 행동에 근거한 캠페인을 진행하여 효율을 높이고자 했다. 인터넷 슈퍼를 방문했을 때에는 고객이 자주 구매한 상품을 먼저 제공하고, 특정 상품을 클릭하여 선택하였을 경우에도 해당 상품군에서 다른 고객들의 선호도가 가장 높은 상품을 추천해 편의를 제공했다. 또 해당 상품과 연관도가 높은 상품들을 실시간으로 제공해 유통사 입장에서는 관련 상품의 매출을 극대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같이 360도 싱글뷰에서 고객정보를 실시간 분석하기 위해서는 많은 데이터가 집적돼야 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미 많은 유통사들은 필요한 정보를 보유하고 있고, 이를 위해 많은 투자를 해왔다.
하지만 정보의 결실을 얻기 위해서는 여러 시스템에 흩어져 있는 기존 자료들을 하나의 시스템에 집적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DW 서버와 DBMS가 필요하다.
또 유통업에 기반한 지식으로 고객 중심의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모델링할 수 있어야 하며, 유통업 관점에 맞는 고객 스코어링과 등급선정 기법이 필요한다. 이를 기반으로 소수의 고객별로 다양한 캠페인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공급할 수 있는 아키텍처, 이 모두를 수행한 경험이 있는 인력이 중요하다.
이런 환경이 마련될 때 유통업계의 IT부문은 새롭게 고객을 창출하고 고객들로 하여금 더 많은 상품의 구매를 유도하며, 고객들에게 경쟁사와 차별화된 편의를 제공하는 부문으로 거듭나고 있다.
김태오 한국테라데이타 이사 (이메일 계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