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유통뿐 아니라 제조 · 판매 · 구매 등 전 부문에서 상생경영을 추진 중이다. 이는 이병철 선대 회장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상생을 중요한 경영철학으로 삼고 각별히 협력업체와 원활한 관계를 강조해 왔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라고 말한 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신경영` 선언 당시에도 협력업체와 상생에 유독 방점을 찍었다.
삼성의 상생경영은 대기업과 중소 협력사와 조화가 화두로 떠오른 최근에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상생경영 실천방안`을 내놓았다. 2004년부터 본격화한 상생활동을 기본부터 철저히 점검해 협력사 동반성장을 견인할 `7대 실천방안`을 수립한 것이다.
방안에 따르면 사각지대에 있던 2, 3차 협력업체에 대한 지원을 대폭 확대하는데 초점을 맞추었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1차 협력사에 `전방위 지원`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협력사 가운데 일정 수준을 충족하는 기업은 1차 협력사로 전환할 계획이다. 1차 협력사가 되면 현금 결제가 가능해지며 대외 신인도 역시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1차 협력사를 대상이었던 교육과 경영 컨설팅 등을 2차 협력사로 확대하고, 협력사들과 공동 기술 개발에도 나선다. 삼성전자와 거래 규모가 연간 30억원이상이면서 기술, 품질, 경영 인프라 등이 우수한 협력사를 `베스트 컴퍼니`로 선정해 전폭적인 지원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상생경영 실천 방안 실현을 위해 지난 27일 기업은행과 함께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협력사 동반 성장 1조펀드 운영 협약식`을 열었다. 협약식에는 삼성전자 윤주화 사장, 기업은행 조준희 수석 부행장 등이 참석했다.
두 회사는 상호간에 업무협의를 거쳐 10월 안에 금융지원 업무를 시작할 수 있도록 추진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거래하는 모든 협력사에 신용도에 따라 시중 금리 대비 1.5∼2.5%포인트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지원키로 했다. 아울러 신용도가 낮은 기업일수록 더 낮은 금리를 적용해 이자부담을 완화해 줄 예정이다. 펀드는 5년간 운영된다.
삼성전자 윤주화 사장은 “이 제도를 통해 1차 협력사뿐만 아니라 2, 3차 협력사까지 금융지원이 원활히 이뤄져 기업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협력사 동반성장에 뜻을 같이 해 준 기업은행에도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