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디지털에이징] 필립스 린 박사

[연중기획-디지털에이징] 필립스 린 박사

“정지된 이미지만 보여줬던 초음파 기기가 이제 부피감을 구현하고 해당 부위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여 줍니다. 의료기기에 다양한 과학 기술이 융합되면서 의사들은 더욱 저렴하고 빠르게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됐습니다.”

영국 런던 임페리얼 칼리지 영상의학과장으로 재직 중인 에드워드 린 박사는 초음파 기기 발전이 불러온 변화에 대해 확신에 찬 어조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유럽 영상의학과 협회, 스코틀랜드 방사선 협회가 주는 상을 여러 번 받는 등 영상 · 진단의학 분야의 권위자이며 필립스 헬스케어의 초음파 영상학 부문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린 박사는 새로 출시된 필립스의 `iU22 x매트릭스 초음파 시스템`을 소개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린 박사는 “일부분이 대표성을 띤다고 착각할 수 있다”는 점을 기존 초음파 시스템의 단점으로 꼽았다. “눈앞에 사과가 하나 있다고 칩시다. 사과 가운데를 반으로 자르면 씨가 보입니다. 하지만 표면에 치우쳐 자를 경우 속살만 드러나겠지요. 이처럼 이전의 초음파 시스템은 사과의 단면을 정지된 이미지로 보여주는 데 그쳤습니다. 그렇다 보니 어느 부분을 자르냐에 따라 다른 결과를 얻게 됩니다. 따라서 의사는 정확하지 못한 판단을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린 박사에 따르면 iU22 x매트릭스의 장점은 단면을 넘어 3차원 입체(D)와 4D까지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능한 이유는 기기에 장착된 `X6-1`이란 음파 탐지용 트랜스듀서(탐촉자) 덕분이다.

“X6-1은 2D 이미지를 실시간 용적 영상(부피감을 구현하는 영상)으로 변환하는 신기술을 갖췄습니다. 트랜스듀서에는 9000여개의 결정체가 들어갑니다. 이 결정체가 해당 부위를 정확히 감지해 초당 15프레임의 영상을 구현합니다. 일반 기기에는 결정체가 128~192개 들어갑니다. 수량에서 월등한 차이를 보이지요. 또 결정체마다 센서가 장착돼 감지한 데이터를 더욱 빠르게 처리해 모니터로 전달할 수 있습니다.”

린 박사는 제품 개발 과정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필립스 헬스케어에서는 의료기기를 시판하기 전에 의사 5명에게 기기를 사용해보도록 의뢰한다. 린 박사도 5인 중 한 명이다.

“기기를 만드는 일은 엔지니어의 몫입니다. 이들은 임상분야에 대한 지식이 다소 부족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의료기기는 의사가 현장에서 시술과정(워크 플로)이 복잡해지지 않도록 도움을 줘야 합니다. 엔지니어들과 항상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시술과정이 간편해지도록 노력합니다. 이 점도 하나의 (과학 기술과 의료 기술) 융합이 아닐까요?”

린 박사는 융합을 토대로 한 기술의 발전이 치료에도 신기원을 열어줄 것으로 전망했다. “초음파 시스템은 단지 증상을 감지하고 파악하는 것을 넘어 직접 치료를 수행하는 단계까지 도달했습니다. 가히 영상의학에서 혁명적 기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미래에는 초음파가 해당 부위에 약물을 전달하는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이로써 얻는 혜택은 결국 환자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박창규기자 kyu@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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