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 세다` `기가 약하다` `기 살았다` `기죽었다` `기력을 찾다`….
우리 일상 생활에서 `기`라는 말은 심심치 않게 쓰인다. 성현들은 기를 삼라만상의 생멸과 사물의 특성을 좌우하는 주요 인자로 보고, 기의 존재방식과 작용에 대해 세세히 밝히기도 했다. 조선조에는 `이기론` 등을 토대로 삼아 기를 주제로 논박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대에 들어서 대부분 사람들은 기의 정확한 개념을 정립하지 못하고 있다. 그저 막연히 흐르는 것쯤으로 생각하고 오히려 미신이나 잘못된 세계관 정도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기는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한다. 기의 본질을 `회전`으로 규정하고 사람뿐만 아니라 삼라만상의 모든 존재는 이런 회전에너지인 기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우리 인체는 좌우 대칭의 나선형 에너지가 흐르고 있는데 이것이 기의 실체라는 것이다.
저자들은 30여 년간 인체에 형성된 기장의 세계를 탐구해 온 이들로 그동안 `기의 세계`에 탐닉하면서 경험한 사례들을 서구 과학자들이 밝혀 놓은 `토션필드`라는 이론을 끌어들여 기술했다. 토션이란 비틀려 회전하는 에너지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이런 기의 이론을 의료와 IT, 실생활에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고민했다는 점이다. 토션필드를 통한 자연 치유력 강화, 텔레파시, 더 나아가서는 토션필드를 활용한 통신 기술까지 제안하고 있다. 이런 연구가 깊이 진행돼 현실화하면 주파수 부족 현상 등 통신 시장의 고질적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저자가 직접 치유 효과를 본 사례도 나온다.
특히 무엇보다 기에 대한 인식 범위를 산업의 코드로 넓혀야 할 때가 됐다고 강조한다. 러시아는 토션필드 관련 기술을 의료나 통신, 자원개발 등의 분야로 상업화하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심지어 국방과 우주개발 등도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장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속히 기에 대해 다각도로 연구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구근우 · 정재삼 지음. 홍익 펴냄. 1만8000원.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