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국 경제가 급속한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향후 세 가지의 중대한 대외 리스크에 직면해있다며 강한 경계심을 내비쳤다.
윤 장관이 29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강조한 한국 경제의 대외 리스크는 세계 경제 성장률의 둔화, 환율 불안에 따른 자본 유출입 확대, 유럽 재정위기 변수 등이다.
이런 우려는 우리 경제가 건전한 재정과 탄탄한 펀더멘털을 바탕으로 수출과 내수 확대 등을 통해 선진국 중에서 가장 빠르게 위기를 극복했으나, 대외 리스크가 남아있어 우리 경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 반영돼 있다.
윤 장관은 이같은 3대 대외리스크를 통틀어 `불확실성`이란 단어로 요약하며 올해 남은 기간과 내년에도 우리 경제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임을 암시했다.
그는 "대외 여건과 관련해 불확실성이란 일반적으로 경제 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예측 가능성이 저하되는 현상을 가리키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고 운을 뗐다.
윤 장관은 "그러나 최근 불확실성의 확대는 경제주체들이 작은 사건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서 위험을 회피하고 투자 등 경제적 선택을 보수적으로 행하고 있음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이 아직 해소되지 않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으며 향후 세계 경제환경 변화의 방향을 보여주는 측면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즉 지난해 두바이월드 사태, 남부 유럽 재정 위기, 환율 분쟁 사태 등 각국의 현안이 터져 나올 때마다 과거처럼 주요국들이 완충 역할을 해주지 못하고 순식간에 전세계 경제가 급속히 출렁이는 사태를 맞고 있어, 수출 등 대외 의존도가 절대적인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각별히 모니터링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특히 윤 장관은 향후 가장 큰 대외 리스크로 미국 등 주요국의 성장세 둔화로 하반기 이후 세계 경제의 성장세가 다소 약화될 가능성을 지적했다.
이는 벤 버냉키 미 연준 의장과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도 윤증현 장관과 면담에서 우려했던 바로, 오는 11월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국제 공조를 통해 회복세 둔화의 폭을 최대한 줄이는 데 힘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윤 장관은 환율 변동성 확대도 크게 우려했다.
일본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위안화 절상 논란 등으로 환율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국제금융시장에서 불안이 재현될 경우 자본 유출입의 변동성도 커질 우려가 있는 것으로 봤다.
여기에는 우리나라처럼 대외 여건에 따라 환율이 출렁이는 소규모 개방 경제국은 전 세계적인 환율 분쟁이 경제의 안정적인 회복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이 담겨있다.
또한 윤 장관은 국제적 재정 위기 재발 가능성도 심각한 대외 리스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의 경우 최근 재정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다소 완화됐으나, 재정 위기 극복에는 장기간이 소요되므로 재정 위기 재발 및 금융시장 불안 가능성이 항상 잠재해있다는 판단이다.
윤 장관은 "이같은 대외 리스크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가 안고 있는 문제로 그만큼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다"면서 "이를 해결하려면 G20을 중심으로 국제공조를 통해 성장친화적인 재정 건전성 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