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 가을철 양생법

추분이 지나면 들판은 온통 황금빛으로 물들고 풍성한 수확을 앞두게 된다. 가을은 이렇게 만물이 결실을 맺고 수렴되는 기운에 의해 움직이는 계절이다. 한의학 고전인 `소문`에서는 이를 모든 것이 꽉 차고 평정해지는 계절이란 의미로 `용평(容平)`이라 하였다.

가을철 세 달 동안은 이 용평에 순응해 생활해야 생명을 기르고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생활태도가 바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이다. 닭이 우는 소리와 함께 일어나라고 했으므로, 대략 아침 6시경 해 뜨는 시간에 맞춰 기상하는 것이 좋다.

정서적으로는 마음을 안정시키고, 책을 읽는 것처럼 내면을 채우는데 집중해야 한다. 소문에서는 이를 `뜻을 밖에 두지 않는다`고 했으며, `이것이 가을의 기운에 맞추어 거둬들이는 기운을 기르는 도(道)`라고 했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란 표어를 떠올리면 고개가 끄덕여질 것이다.

가을은 또 건조해서 병이 되는 계절이므로 체내의 진액과 정혈(精血)이 마르지않도록 해야 한다. 오장육부 중 가을기운과 상통하는 폐기(肺氣) 또한 맑게 유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피부가 건조하고, 머리가 빠지고, 목과 코가 건조하고 마른 기침을 하는 등 `조병(燥病)`이 생긴다. 동의보감에서는 이런 증상에 경옥고를 대표약으로 든다. 지황, 인삼, 복령, 꿀을 여러 번 중탕해서 졸여 만든 경옥고는 정수(精髓)를 보하며 무병장수케하는 명약으로 예전부터 이름 높았다.

폐기를 기르는 기공법도 활용해보자. 우선 정좌하고 앉아서 양손으로 바닥을 짚고 몸을 움추려 등을 구부린 다음, 위를 향하여 몸을 5번 떠받쳐든다. 또한 손등으로 등뼈의 왼쪽과 오른쪽을 각각 15번씩 치고, 그 다음 숨을 멈추고, 눈을 감고 한참 있다가 침을 삼키고, 이를 3번 부딪치고 그친다. 이러면 폐의 풍사(風邪)가 없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