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만기 지식경제부 정보통신산업정책국장>
스마트TV가 화두로 떠올랐다. 스마트TV는 실시간 방송 시청이라는 고유 기능에 인터넷 연결을 통한 PC 기능, 향후 스마트홈 서비스까지 수행하는 TV를 일컫는다. 스마트TV가 작동하려면 운용체계(OS)를 포함한 전용 플랫폼 탑재 단말기(TV), TV용 콘텐츠, 초고속 인터넷망 등이 필요하다.
스마트TV는 TV 제조사가 콘텐츠 생산자에게 직접 콘텐츠를 제공받아 서비스한다는 점이 기존 TV와 구분된다. 따라서 스마트TV는 방송 사업자와 TV 제조사 사이 새로운 경쟁을 유발할 수도 있다.
애플리케이션(앱)의 양과 질 또한 스마트TV의 핵심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단순히 수동적으로 TV를 시청하는 것을 넘어 대형 화면으로 PC · 전화 · 게임 등을 수행하려면 이를 뒷받침하는 앱이 필수요건이 되기 때문이다. 다양한 앱 유치를 위한 고성능 플랫폼 기술과 편리한 사용을 돕는 사용자환경(UI) 등도 중요한 경쟁 요소다.
스마트TV 시장 전망은 낙관적이다. 세계적으로 매년 20~30% 성장이 기대되며, 국내는 20~50%로 고성장이 기대된다. 고용창출 효과도 높다. 17만명에 달하는 일자리가 스마트TV 관련 산업에서 생겨날 것이다. 구글 · 애플이 스마트TV 시장에 진출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현실은 어떠한가. 삼성 · LG전자 등 국내 세트 업체들의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LED, 3D 등 우수한 하드웨어 기술로 세계 TV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구글 · 애플이 중국 · 대만과 손잡고 뛰어들면 하드웨어의 우위도 무너질 수 있다. 방송 VoD 등 범용 서비스의 경쟁력 차이는 미미하다. 인터넷 인프라 역시 최고 수준이다.
반면에 소프트웨어는 부족하다는 것이 다수의 평가다. 킬러 콘텐츠의 부재, 글로벌 경쟁력 취약 등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소니의 경우, 이미 하드웨어 생산 업체에서 콘텐츠 중심으로 전환한 지 오래다. 플랫폼 기술력도 다소 뒤처졌다. 우리나라의 플랫폼 개발 역사는 구글 · 애플 보다 2년 뒤졌고, 개발 인력도 5분의 1에 불과하다.
따라서 스마트TV 산업에서 국내 기업이 지속적인 우위를 점하려면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본다. 관련 생태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과도한 대립을 중재하고 발전된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서도 정부는 지속적인 관심을 보일 생각이다.
향후 과제는 이렇다. 사업자 간 상호협력할 수 있는 관계 정립이 필요하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자체 플랫폼을 공개하고, 교육 프로그램과 자금 등을 지원하는 대중소 상생 모델을 개발하자. 인터넷 망 구축에 대해 이해 당사자 간 투자 주체와 비용 부담 원칙을 마련해야 한다. HD급 화질을 유지하려면 데이터 트래픽이 이전보다 4배 이상 늘어난다고 한다. 망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제도도 필요하다. 관련 법 · 제도의 정비도 요구된다.
스마트폰에서 일격을 당한 경험을 스마트TV에서도 되풀이할 수는 없다. 다행히 우리는 다른 나라보다 일찍 첫발을 내딛었다. 모두가 협력해 스마트TV 시장을 선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