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novation Leader]정현석 한국화이자제약 전무

[Innovation Leader]정현석 한국화이자제약 전무

지난해 5월 한국화이자제약의 최고정보책임자(CIO)인 정현석 전무는 일본, 호주, 뉴질랜드 EP(Established Products)사업부의 정보기술(IT)을 총괄하는 CIO로 지위가 격상됐다. 삼성SDS에서 한국화이자제약으로 자리를 옮긴 지 4년 만이다.

한국을 포함해 4개국 정보화를 총괄하면서 해야 할 업무가 늘어나고 책임감도 무거워졌지만 정 전무는 이런 도전이 자신에게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고 느낀다. 글로벌 기업 CIO로서 세계 각국의 정보화 현황을 접할 기회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정보화 기반 순차적으로 다져=정 전무가 한국화이자제약에 합류한 것은 지난 2006년 중반이다. 평소 좀 더 넓은 세상에서 경영을 접해보고 싶다는 게 한국화이자제약 행을 결심한 이유였다.

무엇보다 한국화이자제약은 CIO가 최고재무책임자(CFO)나 다른 임원이 아닌 사장에게 직접 보고하는 체계가 갖춰져 있어 IT 주도의 비즈니스 혁신이 용이할 것으로 생각했다.

처음 한국화이자제약에 합류했을 때는 예상보다 정적인 제약업계의 특성 때문에 당혹스러워 하기도 했다. 다른 산업에 비해 IT 투자가 상대적으로 뒤처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 전무는 가장 기본적인 부분에서부터 CIO로서 역할을 수행하기 시작했다.

먼저 내부 직원들의 의견을 조율할 수 있는 인트라넷 포털부터 만들기 시작했다. 지식관리시스템(KMS)과 전사자원관리(ERP) 시스템 업그레이드, 보안 강화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였다.

정 전무는 “4년이 지나는 동안 이런 과제를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면서 직원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며 “정보화 수준도 다른 제약업체와 비교해 보면 정상궤도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6시그마 관장하는 경영혁신임원 맡아=한국화이자제약에서 근무하면서 정 전무가 가장 보람 있게 생각하는 일 가운데 하나는 6시그마를 핵심으로 하는 화이자제약의 지속개선(CI) 활동의 챔피언(경영혁신담당임원)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이다.

화이자제약은 2008년부터 본사를 비롯해 세계 각 지사에서 본격적으로 6시그마를 통한 프로세스 개선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국에서도 누군가 이를 담당할 사람이 필요했다. 이에 따라 프로세스 개선 영역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던 정 전무가 한국화이자제약에서 CI 활동을 이끌게 된 것이다.

경영혁신담당이라는 역할이 추가되면서 정 전무에게는 기존 IT조직 운영 업무 외에 또 다른 도전 사항이 생겨났다. CI 활동은 모든 과정에서 토론과 논쟁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정보화 업무 외에 추가로 고민해야 할 부분이 많아진 것이다. 하지만 이 활동을 통해 직원들의 마인드가 개선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어 매우 뿌듯하다고 정 전무는 설명했다.

CI 활동을 통해 직원들이 기존엔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을 `한 번 더` 들여다보게 됐고, `확실하다`는 생각이 `꼭 이런 것은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바뀌게 됐다. 또 정의나 측정, 증명이 힘들었던 문제가 체계적인 프로세스를 거쳐 해결되는 경우도 늘어났다.

한국화이자제약의 CI 활동은 정 전무를 필두로 모든 임원이 지원 역할을 하는 상시조직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집체교육과 커뮤니케이션이 중심이며, 향후 수년간 지속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IT는 IT직원 역량으로 평가=지난해 초 와이어스 인수를 발표한 화이자제약은 그해 10월 본사 차원의 시스템통합을 완료했다. ERP 시스템은 화이자제약 본사 시스템(오라클)과 와이어스 본사 시스템(SAP)이 다르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SAP ERP를 도입하기로 결정된 상태다.

한국화이자제약은 지금까지 다른 ERP 시스템을 사용해 왔기 때문에 먼저 한국와이어스의 ERP 시스템(JP에드워드)만 통합했다. 본사의 ERP 시스템 통합을 마치고 세계 지사에 적용되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정 전무는 “이런 상황 때문에 대규모 IT 투자가 이뤄지긴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따라서 이런 상황을 극복하고 비즈니스 만족도를 더욱 높여가야 하는 것이 CIO로서 최대 과제”라고 말했다.

한국화이자제약은 본사와의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원격 영상회의 시스템의 네트워크 구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웹 캐스팅을 통한 e마케팅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주요 고객인 의사들을 겨냥해 태블릿 장비 기반의 모바일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정 전무는 이런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끝마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IT에 대한 평가는 결국 IT 조직원들의 역량이 어느 정도로 강화돼 있는가에 좌우된다고 말한다. 즉 비즈니스를 선도할 만큼의 비즈니스 이해도와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정현석 전무는 “내부적으로 늘 진행되고 있는 여러 프로젝트의 태스크포스(TF)에 IT부서 직원들을 꼭 참여시킨다”며 “끊임없이 새로운 일에 도전해야만 폭넓은 시야와 리더십을 갖춘 IT조직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약력

정현석 전무는 1995년 교보증권 영업부에 입사하면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PWC와 액센츄어를 거쳐 2003년부터 삼성SDS 수석컨설턴트로 재직했다. 2006년 한국화이자제약으로 옮겨 정보전략부문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