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사업 실행력 높여라"

최태원 SK 회장이 이달 초까지 서울과 중국 상하이, 제주를 넘나들며 `압박경영`에 나선다.

이러한 행보를 통해 최 회장은 주요 계열사 CEO들과 2주 동안 집중적으로 만나 `실행력`에 대해 강도 높은 주문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중국 사업을 비롯한 저조한 사업 부문에 대해 본격적으로 압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3~7일 제주 핀크스골프장에서 CEO세미나를 열고 내년 중국 등 국외 사업 비전과 계열사의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뉴SKMS(새로운 SK 경영시스템)`도 선포한다.

SK 고위 관계자는 "최 회장이 4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CEO세미나를 개최할 것"이라며 "이 자리에선 내년 사업 비전과 새로운 SKMS 적용에 대한 집중 토론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 회장의 내년 화두는 `실행력`이 될 것"이라며 "최근 최 회장은 저조한 사업 부문의 경우 책임과 구체적 방안을 요구하는 등 압박감을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상생 CEO아카데미`를 통해 SK그룹 주요 협력사 대표 86명과 만난 데 이어 30일 출국해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된 SK(주)와 SK에너지 이사회를 주재했다. 그는 협력사와 만나 "지속적인 동반성장의 플랫폼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SK그룹의 직원 복리후생 기반을 협력업체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3~7일 제주 핀크스골프장에서 13개 계열사 CEO가 참석하는 SK그룹 CEO세미나를 개최해 내년 경영 화두와 신사업 계획 등을 제시할 계획이다.

그룹 내부에선 올해 CEO세미나를 통해 `뉴SKMS`를 내놓는 것도 계열사의 책임경영을 강화해 내년부터 가시적 성과물을 내놓으라는 `압박 경영`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SK그룹의 경영 교과서인 SKMS는 1979년 고 최종현 회장이 `인간 위주 경영` `합리적 경영` `현실 인식 경영` 등 3대 핵심 개념을 기반으로 탄생한 SK의 독자적 경영기법이다. 올해 들어 대대적 수정ㆍ개편 작업이 이뤄졌다. 새롭게 바뀐 주요 내용으로 그룹은 큰 틀의 경영철학을 유지하고 계열사는 SKMS를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적용한다는 것이다.

이번 CEO세미나에선 계열사별로 개발한 SKMS에 대한 발표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그룹에선 구체적인 SKMS 실천법으로 `일처리 5단계` `To-be 모델` 등을 롤모델로 제시해왔다.

SK에너지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석유와 화학 부문을 분사하는 안을 승인해 내년 2곳의 추가 자회사 탄생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주)도 이사회에서 SKC가 보유한 SK해운 주식 전량(625만주ㆍ10.2%)을 261억원에 취득하기로 결의했다.

SK(주)는 앞서 지난 6월 SK네트웍스가 보유한 SK해운 주식 전량도 인수한 바 있다. 지주회사 설립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계열사 지분을 정리하는 등 조직개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매일경제 김정욱 기자 /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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