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노준형 서울과기대 총장 "한국 IT, `허리` 인력 육성할 때"

[이사람]노준형 서울과기대 총장 "한국 IT, `허리` 인력 육성할 때"

“우리나라 IT산업은 반도체와 같이 전략적 부분에 소수의 최고급 인재로 승부해 승리했습니다. 이제 현장의 `허리` 인력 양성에 고민할 때입니다.”

노준형 서울과학기술대학교(옛 서울산업대) 총장은 개교 100주년을 맞아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항상 중소기업과 일자리 창출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수요에 적합한 인력 양성의 고민이 부족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고급 인력의 양성과 수급은 이제 시장, 즉 자연스런 순환에 맡겨도 된다. 인력 양성과 보상이 모두 이뤄지고 있다”며 “대학 수가 많아지고 서로 경쟁하면서 외양을 강조하다 보니 이런 학부인력 양성은 멋이 없어 보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우리 IT산업에 가장 시급한 부분이다”고 강조했다.

노 총장은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내며 우리나라 정보화의 터를 닦아온 관료 중 한 명이다. IT통인 그가 장관 퇴임 후 총장을 맡은 뒤로 서울과기대는 크고 작은 개혁을 한창 추진 중이다. 교명부터 바꿨다. 이와 함께 산업대학에서 일반대학으로의 변화를 시도한다. 여기에는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노 총장의 철학이 녹아 있다.

그는 “국내총생산(GDP) 숫자부터 엄청나게 변하고 있다. IT도 마찬가지라 이제 자동차, 선박에도 IT가 핵심 종목으로 거론된다”며 “이렇게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발맞춰 변하지 못하는 대학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과기대에는 내년부터 국제융합학부를 연다. 융합이라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가기 위해서다. 노 총장은 “융합교육을 표방하지 않는 학교는 없다. 어떤 융합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며 “서울과기대는 사회에 필요한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을 찾기 위한 융합학문을 먼저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기초 · 응용연구를 포함해 넓은 연구 대상을 가진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나 포스텍과는 다른, 산업대 때부터 가져왔던 특성을 살려 광범위한 산학협력과 철저한 현장교육 중심의 대학을 추구한다. 이 학교의 테크노파크와 창업보육센터에는 80개 기업이 입주해 있고, 500여개의 기업과 공식적인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다.

노 총장은 “뜬구름 잡는 융합이 아닌 기업 네트워크를 기반삼아 융합 학문을 추구하는 이른바 `프로젝트 기반 교육(Project-based Learning)`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최대의 목표는 기업이 우리 학교 인재를 쓰면 재교육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고 인식하게끔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우리나라 IT 인재의 학습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정보화 추진 과정에서도 정통부만의 힘으로는 힘들었듯, 나라의 문제라기보다 `내 문제`라는 광범위한 공감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