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사임한 하재홍 전 아이레보 사장(46)이 새로운 실험에 나선다.
하 사장은 4일 “베트남과 같은 곳에서 기업형 실험 농장이나 완전히 다른 콘셉트의 식당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IT · 전자와 같은 디지털쪽 보다는 아날로그 분야에서 더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 사장은 대우전자 연구소에 입사해 1997년 디지털 도어록 전문업체 `아이레보`를 설립했다. 1999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게이트맨1`을 출시해 2003년 디지털 도어록 단일 제품으로 매출 356억원을 달성해 주목을 받았다. 이 후 스웨덴 `아사아블로이`에 아이레보를 450억원에 매각하고 3년 동안 전문 경영인으로 대표직을 수행한 후 지난달 정식으로 사임했다.
하 사장은 “아사아블로이에 매각한 일은 아쉬움이 남지만 후회는 없다”고 언급했다. “기업이 크기 위해서는 든든한 파트너가 필요합니다. 세계무대를 위해서는 걸맞은 상대가 있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아쉬움은 있지만 지금도 조직 측면에서는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앞으로 도어록 시장에 뛰어들 일은 다시없다고 못 박았다. 사업을 초기 시작할 때만큼 열정이 없다는 단순한 이유에서다. “개인적으로 도어록 사업은 너무 익숙해 설렘이 없습니다. 설레지 않으면 사랑할 수 없고, 사랑할 수 없으면 잘 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는 가슴이 뛰는 일을 찾을 계획입니다.”
하 사장은 아이레보 시절 디지털 도어록이 충격에 약해 보안 문제로 어려움을 겪을 때 전격적으로 업그레이드 서비스를 실시한 것을 가장 잘한 일로 꼽았다. 하 사장은 “열정을 가진 임직원이 똘똘 뭉친 기업은 결코 망할 수 없다” 며 “이제 벤처도 세계를 무대로 뛰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하재홍 사장은 영어와 중국어 공부에 겸해 조만간 해외 여행길에 나서 `인생 2막`을 준비할 계획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