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12년부터 토익 · 토플을 대체할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이 본격 시행됨에 따라 국산 영어 모의평가시스템 개발이 활기를 띠고 있다.
소프트웨어(SW)와 콘텐츠 전문업체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IBT(internet based testing) 형태의 모의평가시스템을 개발하는가 하면 교육과학기술부가 직접 시범평가용 콘텐츠와 시스템 구축에도 나섰다.
4일 정부 및 업계에 따르면 2012년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을 대비한 콘텐츠 전문업체와 SW전문업체간에 합종연횡이 본격화되고 있다.
SW전문업체인 유튜아이, 교육솔루션 전문업체인 액츠원, `토플&토익`으로 유명한 교육콘텐츠 업체 김홍에듀 등 3개사는 공동으로 IBT솔루션인 `아이비톤(iBTONE)`을 이달 정식 출시한다.
이 제품은 콘텐츠만 교체하면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 모의시스템으로 활용할 수 있다. 수험생은 PC와 인터넷 접속환경만 갖추면 쉽게 모의고사를 치를 수 있다.
특히 이들 업체들은 제도 시행이 본격화되면 영어 전문학원을 거치지 않고 마치 e러닝처럼 개인PC로 모의평가를 하려는 이들이 늘 것으로 예상해 B2C 시장을 정조준할 계획이다.
기존 토플 모의평가 시스템은 대부분 외산 솔루션을 쓰는 상황이라 응시생들이 한 번에 4만~8만원 가량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반면 유튜아이 등은 1만원대의 낮은 가격에 제공할 계획이다.
e러닝 콘텐츠 전문업체인 다울소프트도 이 시장에 대비해 기존 CBT(computer based testing)기반의 솔루션을 IBT 형태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영어 콘텐츠를 보유한 업체들과 제휴 전략도 적극 추진한다.
정부는 정식 시행을 앞두고 시범평가 시스템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교과부는 현재 대한상공회의소에 해당 프로젝트 진행을 지시했다. TEPS를 개발한 서울대 등 6개 대학 교수진이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 문제를 연구 중이며 연내 관련 시스템 구축을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오는 2012년 토익 · 토플 시험뿐 아니라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을 대입 수능 외국어 영역으로 대체할 지도 결정할 계획이라, 결과에 따라 이 시장에서 주도권을 차지하려는 관련업계간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시스템이 국산화되면 유지보수 서비스 수준이 높아져 2007년 발생한 `토플대란`과 같은 사태도 방지할 수 있다. 당시 한국 내 인터넷에 접속이 되지 않아 상당수의 수험생들이 불편을 겪었으나, 시험주관사인 ETS와 시스템 운영업체인 미국 프로메트릭사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사태 해결을 지연시킨 바 있다.
1회 응시료 170달러에 한해 10만명 이상 응시하며 ETS와 프로메트릭에 지불하는 1700만달러 이상의 국부유출도 막을 수 있을 전망이다.
유투아이 이종설 사장은 “기존 외국기술에 의존한 솔루션 대신 독자 개발로 외화 유출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주명 다울소프트 사장은 “영세한 IT업체에게 의미있는 시장으로 늘어나려면 정부가 국가영어능력평가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야 할 것”이라면서 “이웃 일본의 경우 시험콘텐츠는 물론 시스템까지 국산화한 상황이다”고 소개했다.
정진욱기자 cool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