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경제부 연구개발(R&D) 과제가 출연연 가운데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 기업으로는 현대자동차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지경부가 국회 정태근 위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식경제부는 지난 2007년부터 작년까지 3년간 총 10조9330억원의 R&D 자금을 집행했으며, 이 중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현대자동차에 자금이 집중 지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자금의 40.3%인 4조4153억원은 출연연에 집중됐다. 이어 중소기업이 2조1482억원, 대기업 1조5640억원, 대학 1조2434억원 순으로 집행됐다. 하지만 과제 수를 예산으로 나누어 보면 대기업은 과제당 평균 9억71만원이 지원된 반면에 중소기업은 2억7122만원 수준으로 3분의 1 수준도 안 됐다. 또 R&D 예산을 다량 수혜 받은 30대 기관과 업체 가운데 중소기업은 이노와이어리스뿐이었다. 이들 30대 기관 · 업체의 올해 투입예산을 모두 합치면 7807억원으로 전체 R&D 지원 규모(1조8200억원)의 42.9%에 해당, R&D 과제가 특정 기관과 기업에 쏠린 것으로 분석됐다.
금액기준으로 최근 3년간 ETRI에 1조3469억원에 달하는 예산이 지원돼 1위에 올랐다. 올해 R&D 과제 수행 현황에서는 금액 기준으로 과제 수행자 상위 10위는 ETRI를 포함해 모두 출연 연구소와 대기업이 차지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모두 179건의 과제를 수행, 3957억여원의 예산을 받았다. 2위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83건 469억원, 3위 전자부품연구원은 48건 438억여원이었다.
대기업 가운데는 현대자동차에 대한 지원금액이 컸다. 현대자동차는 81건의 정부 과제를 수행해 1218억원이 지원됐다. 현대차는 전기차 관련 과제를 다수 수행하면서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지원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도 현대자동차 과제 32건을 수행하며 370억여원을 지원받았다. 전체 순위로는 4위다.
삼성전자는 4건으로 69억여원(16위)을, 삼성전기는 4건 51억여원(18위)의 R&D비를 지원받았다. 이 밖에 포스코 7건 46억여원(21위), LG이노텍 3건 36억여원(26위) 등 대기업이 국비 지원 30대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이와 관련, 정 의원은 “전자통신연구원의 한 책임연구원은 작년 한 해에만 모두 10건의 연구 과제를 맡았다”며 “아무리 연구 능력이 뛰어나도 세부 첨단 기술 분야를 한 해 두 건 이상 맡아 성과를 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R&D 투자기업은 성장속도가 빠르고, 일자리 확보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을 이미 확인된 사실”이라며 “중소기업에도 R&D 지원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지식경제부의 R&D사업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정보공개를 제 때 명확하게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0년 지식경제부 R&D 다수 수행 10대 기관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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