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에 IT 접목해 투명성 · 경쟁력 높이자”

자동차, 조선, 전자제품 등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처럼 관광산업의 꽃이자 고부가가치 외화벌이인 카지노산업에도 IT를 접목해 투명성과 경쟁력을 높이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제조업보다 몇 배의 부가가치를 올리고 있는 카지노산업은 최근 규모가 급속히 커지고 있다.

한국카지노관광협회에 따르면 2005년 외국인이 국내 카지노 영업장을 방문해 쓴 돈은 4246억원(입장객 57만명)이었는데 2009년에는 9212억원(입장객 167만명)으로 배 이상 늘었다. 그러나 시장 규모가 커지는 데 반해 국내 카지노산업은 과거 몇몇 업체의 탈세, 탈루 등으로 검은 이미지가 아직 남아 있다.

업계는 이런 부정적 이미지를 없애기 위해 고액권 칩과 화폐(수표)의 위조 방지를 위한 각종 첨단시설과 장비를 확충했지만 이를 완전히 근절하는 데는 아직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일부 IT업체는 오래전부터 카지노장에 전자태그(RFID) 기술을 도입, 수표 환전 등을 자동 체크하는 등의 방법으로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을 고민해 왔다. 그러나 카지노 업계가 요구하는 카지노 칩의 정확한 센싱 기술 때문에 상용화는 더딘 편이다.

카지노 업계가 요구하는 RFID 기술은 칩을 위로 쌓았을 때 20개 이상 판독이 가능하며, 또 좁은 거리의 플레이어 배팅 영역 간에 간섭 없이 각각의 배팅 금액을 정확히 측정해야 한다. 현재까지 국내외에서는 저주파(LF · 125㎑), 고주파(HF · 13.56㎒), 극초단파(UHF · 900㎒)를 중심으로 연구가 진행돼 왔는데, 보안이 중요한 카지노산업 특성상 다른 주파수 대역보다 보안이 뛰어난 HF 대역에 연구개발이 집중되고 있다. 세계적으로는 외국 업체 한 곳만이 HF 대역을 사용한 카지노용 RFID를 개발, 세계 카지노업체들을 대상으로 판매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국내 RFID 업체인 에스아이티코리아(SIT KOREA · 대표 이성원)가 순수 국내 기술로 2년 여의 연구 끝에 외국 업체보다 우수한 HF 대역의 RFID 카지노 칩 개발에 성공, 국내외 업체로부터 관심을 끌고 있다.

에스아이티코리아가 개발한 RFID 카지노 칩은 20개 이상 위로 쌓은 상태에서 영역 간 간섭거리를 3㎝ 이내로 최소화했다. 세계 최초로 RFID와 EM-태그를 결합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기존 해외 개발 제품보다 보안과 기능이 우수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또 에스아이티코리아는 RFID를 적용한 테이블의 칩 트레이에서 영역에 간섭 없이 RFID 카지노 칩을 600개 이상 읽는 데도 처음으로 성공해 한국의 IT 위상을 한층 높였다고 덧붙였다. 에스아이티코리아는 이 같은 성과를 알리는 콘퍼런스를 오는 15일 송도국제도시 내 RFID/USN센터에서 개최한다.

인천=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