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모바일 중심으로 돌기 시작했습니다.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앞으로 생활 패턴이 `180도`로 바뀔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나오는 스마트폰 앱은 맛보기에 불과합니다.”
이흥복 유비벨록스 대표(37)는 스마트폰으로 미래 세상을 먼저 열어 가는 인물이다. “기존 신용 카드를 대체할 수 있는 `스마트카드`가 대표 사례입니다. 휴대폰 하나로 장소와 시간에 관계없이 모든 결제가 가능합니다. 현금은 물론이고 신용카드도 들고 다닐 필요가 없습니다. 휴대폰에 필수적으로 탑재하는 USIM이 결제 수단입니다. 이제 서비스 시작 단계지만 조만간 기존 카드에 맞먹는 결제 규모로 성장할 것입니다.”
유비벨록스는 스마트카드 분야의 선두 주자다. 국내 스마트카드 시장을 개척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은 시장의 4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SK텔레콤과 공동으로 추진하는 USIM 서비스 분야에서는 점유율이 전체 시장의 절반을 넘어섰다. 국내에서 드물게 네이티브(Native), 자바(Java), 멀토스(Multos) 등 관련 기술을 모두 가지고 있다.
이 대표는 "모바일 결제는 한 사업 분야일 뿐”이라며 “유비벨록스는 모바일에 기반한 모든 솔루션을 지원할 수 있는 게 최대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스마트폰 위력은 단말기 자체보다는 다양한 서비스에 있습니다. 서비스를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기술력이 필요합니다." 제 아무리 아이디어가 훌륭해도 이를 제대로 구현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없다면 사상누각입니다. 유비벨록스는 창업 당시부터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한 우물만 고집해 왔습니다.”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이 대표는 전형적인 엔지니어 출신 CEO다. 대학 시절 학교 인큐베이팅 벤처로 출발해 10년 만에 회사를 코스닥에 올리는 데 성공했다. 유비벨록스는 벨록스소프트와 스마트카드업체 유비닉스와 합병 회사로 지난 6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이 대표는 “스마트카드 사업이 지금 당장 캐시카우지만 앞으로 임베디드 기술을 기반으로 통신과 차량 등 모바일 컨버전스 분야로 영역을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컨버전스 분야 중에서도 차량IT가 앞으로 크게 주목받을 것입니다. 엔진 · 차체 · 부품 등 자동차 생산 기술이 점차 대동소이해지면서 IT가 차량을 선택하는 기준이 될 날이 머지않았습니다. 무선인터넷을 접목한 차량용 위젯과 스마트키 등 개발 분야는 무궁무진합니다.”
유비벨록스는 차량IT 개발 사업과 관련해 현대자동차와 제휴 관계에 있다. 현대와 함께 교통과 통신을 결합한 컨버전스 기술을 활용한 차량용 디바이스를 개발 중이다.
스마트폰 앱 시장에서도 앞선 미래 서비스로 기술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 서비스를 시작한 `믹스앤스탠드(MixnStand)`가 대표적이다. 이는 개인화된 소셜 매거진으로 다양한 웹 콘텐츠 중에서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만을 골라볼 수 있도록 개발한 서비스다. `소셜 매거진`은 모바일 기기에서 콘텐츠를 마치 잡지처럼 정리하고 검색하는 애플리케이션으로 애플 아이패드 `플립보드`로 가능성이 확인된 상황이다. 서비스는 간단한 설정만으로 관심 있는 콘텐츠 정보를 모바일 환경에서 쉽게 볼 수 있다. 트위터, 미투데이와 연동이 가능해 소셜 매체의 성장과 함께 사용자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낙관했다.
이 대표는 “플립보드 성공으로 트렌드를 주도한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통신 · 금융 · 차량 · 모바일 앱 등을 아우르는 앞선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기술로 세계 시장을 무대로 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