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하나. 그리 머지않은 미래. 굳이 자기 PC가 필요 없는 때가 올 것이다. 인터넷이 PC의 정보 처리와 저장 기능을 대신하게 되면서 언제 어디서든 PC를 바꿔 가며 쓸 수 있는 환경이 도래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클라우드 컴퓨팅 세상이다.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서는 수시로 소프트웨어(SW)를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사라진다. 자신의 PC에 SW를 설치하는 대신 인터넷에서 함께 쓰기 때문에 언제나 최신 SW가 준비돼 있다. 인터넷 하드디스크 덕분에 저장 용량의 한계도 없어진다. 고가의 SW를 구입해야 하는 경제적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이다.
#사례 둘. 요즘 그린 빌딩은 단순히 에너지 절감만이 목표가 아니다. 보다 편리하고 똑똑하게 에너지 사용을 돕고 효율성을 높이는 소위 `스마트`화가 병행돼야 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에너지 절감 대상으로 꼽히는 것이 조명이다. 건물의 에너지 소비량 가운데 20% 이상을 조명이 차지하기 때문이다. 최근 신축되는 그린 빌딩이 발광다이오드(LED) 등 고효율 조명을 잇따라 채택하는 이유다. IT 업계가 그린 빌딩 조명 시스템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배경이기도 하다. 그러나 눈앞에 시장이 열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 대부분 일회성 판매에 그칠 뿐 지속적인 수익 모델이 나타나지 않는데다, 기술 혁신 탓에 LED 조명의 가격도 빠르게 하락해 곧 레드오션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 책은 매일 조금씩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하고 있는 세상의 진화상을 33가지 미래 기술로 집중 조명한다. 모바일로 인맥을 구축하고, 네트워크 시스템으로 시간을 단축시키며, 디지털이 만들어낸 생생한 가상현실 속에서 오락을 즐긴다. 더 빠르고 안전하며 똑똑하게 변하는 세상, 이런 변화의 원동력은 바로 `스마트 기술`이다.
새롭게 열리는 다음 시대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그리고 시대를 선도하는 주인공은 누가 될 것인가. 책은 개인과 가정, 사회로 점점 영역을 넓히며 우리 세상을 변모시키고 있는 33가지 스마트 기술을 살펴본다. 그것들이 향후 우리네 삶과 비즈니스 환경을 어떻게 바꿀지, 그 속에서 어떤 기회를 찾을 수 있을지 보여주기 위해서다.
스마트 시대는 디지털 기술이 만들어 낸 제품이나 서비스가 주도하는 기술 생산 시대가 아니다. 기술이 촉발한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과 사회질서가 형성되는 시대를 의미한다. 따라서 당장은 반도체나 TV, 바이오칩, 로봇 등의 혁신 기술을 지닌 인재와 기업이 성장할 것이다. 그 파급 효과는 2차 재생산을 거쳐 아이디어를 덧붙이는 SW 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인간을 이해하는 감성 기술 산업과 사물들까지 관계를 이어주는 네트워크 통신,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가 생겨나면서 미래 비즈니스의 판도는 지금과는 확연히 달라질 전망이다.
미래상에 대한 창의적 발상과 끊임없는 혁신은 다음 10년 우리의 모습을 좌우할 중요한 갈림길이 된다는 게 저자들의 생각이다. 깊은 전문 지식 없이도 비교적 쉽게 읽을 수 있는 스마트 시대의 지침서다.
한승진 · 박동욱 · 정재영 지음. 토네이도 펴냄. 1만3000원.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