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에는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컨셉트카가 있다. 이 모두가 양산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컨셉트카라면 알게 모르게 다 개념이 있고 의미가 있다. 컨셉트카는 한 마디로 자동차 회사가 던지는 화려한 떡밥이다. 덥석 물면 양산에 관한 `OK` 사인이 떨어질 것이고, 별 반응이 없다면 `없던 일로 하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소비자에게 자신들의 변화를 알리는 기능도 한다. 비슷한 개념의 컨셉트카가 시리즈로 나온다면 떡밥 강화가 된다.
자동차 회사는 완전 신차를 개발할 때 불확실성에 부딪힌다. 성공에 대한 확신은 누구도 할 수 없다.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의 전환 또는 신기술의 탑재 여부도 여기에 포함된다. 이럴 경우 컨셉트카가 필요해진다. 컨셉트카의 용도가 단순히 반응을 알아보는데 그치는 것은 아니지만 주요 역할인 것은 분명하다.
컨셉트카는 보통 모터쇼에서 최초로 공개된다. 컨셉트카에는 메이커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이 집결된다. 디자이너나 엔지니어들이 비교적 자유롭게 자신의 기량을 쏟아 붓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용화 여부와 거리가 먼 모델도 부지기수다. 덕분에 모터쇼의 꽃은 컨셉트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일반 소비자 역시 컨셉트카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다.
컨셉트카의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됐다. 흔히 1938년에 나온 뷰익 Y-잡(Y-JOB)을 최초의 컨셉트카로 꼽는다. 명 디자이너 할리 얼은 Y잡을 통해 뷰익 브랜드의 새 스타일링을 제시했다. 실제로 Y-잡의 디자인 요소는 1950년대 이후의 뷰익 모델들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렇게 컨셉트카를 통해 그 브랜드의 중장기적인 비전도 엿볼 수 있다. 참고로 한국 최초의 컨셉트카는 1974년에 나왔던 포니 쿠페였다.
컨셉트카는 종류도 상당히 많다. 현실과 거리가 먼 모델부터, 당장 양산해도 이상하지 않는 모델까지 다양한 형태의 컨셉트카가 나온다. 애초에 대놓고 양산형이라고 알리는 경우도 있다. 요즘 특징 중 하나는 비현실적인 컨셉트카가 점점 줄어드는 양상이다.
차가 안 팔려서 모터쇼도 불참해야 할 상황이라면 뜬 구름 잡는 컨셉트카의 제작 비용은 당연히 줄어들게 된다. 근래에 나온 컨셉트카들은 양산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잦다. 그 중 좋은 예를 몇 개 골라보면, BMW의 비전이피션트다이내믹스, 포드의 익스플로러 아메리카, 현대 벨로스터, 랜드로버 LRX, 포르쉐 918 스파이더가 있다.
2009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개된 `비전 이피션트다이내믹스` 컨셉트카는 친환경 스포츠카에 대한 BMW의 제안이다. 1.5리터 직렬 3기통 디젤 터보 엔진과 앞/뒤로 배치된 2개의 전기모터로 달리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이며, SB리모티브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했다.
총 출력은 356마력이고 0-100㎞/h 가속에 4.8초, 제한 최고속도 250㎞/h의 성능을 가진 것으로 발표되었다. 이 모델은 2012년 하반기 또는 2013년에 출시될 예정인데, BMW는 사전 분위기 조성을 위해 이미 인터넷 마케팅에 열심인 모습이다.
* 자세한 내용은 www.rpm9.com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글 / 한상기 객원기자 hskm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