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미국 유니다임 CNT 특허 사용권 인수 제안

삼성전자가 탄소나노튜브(CNT) 원천기술 보유회사인 미국 `유니다임`과 특허 라이선스 확보에 나섰다. `발광다이오드(LED) TV`에 이어 차세대 제품으로 준비 중인 이른바 `나노TV`용 CNT 제조기술 기반을 조기에 마련하기 위해서다.

본지 9월 27일자 1면 참조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유니다임과 CNT 관련 특허권 사용(라이선스) 계약을 추진 중이다. 유니다임이 등록한 CNT 특허는 총 750여개로 삼성전자는 일부 핵심 특허에 대해서는 소유권 인수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삼성전자는 유니다임 이사회 멤버 중 하나인 미국 라이스대학교 측과 특허 사용권 가격을 놓고 막바지 협상에 착수했다.

UCLA 조지 그루너 교수가 설립한 유니다임은 투명전극 · 박막트랜지스터 · 연료전지 등 CNT 기반 응용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 2007년에는 세계적인 CNT 제조업체 `카본나노테크놀로지스`까지 합병하면서 관련 분야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 중이다.

삼성전자가 유니다임의 CNT 특허 사용권 인수를 추진하는 것은 이르면 오는 2012년께 상용화할 예정인 나노TV 핵심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나노TV는 LED TV와 달리 백라이트유닛(BLU) 광원으로 전계발광디스플레이(FED)를 탑재한다. FED는 CNT를 전극으로 이용, 각 화소마다 미세하게 광원을 켰다 끌 수 있다. LCD 화면의 명암비를 극대화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삼성SDI를 통해 FED를 생산할 예정으로 삼성SDI는 이를 위해 PDP 라인 중 1개를 FED 공정으로 개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니다임이 보유한 CNT 특허가 워낙 많아 이들의 기술을 이용하지 않고는 CNT를 양산하기 쉽지 않다”며 “계약이 성사되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특허분쟁 소지를 조기에 털어버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앞서 지난달 미국의 나노기술업체인 나노시스에 1500만달러 규모를 투자하고 차세대 전자재료를 공동 개발하는 것을 골자로 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삼성벤처투자를 통해 이루어진 이번 투자 역시 반도체 · 태양광 · LED 등 나노 응용기술 확보 차원에서 이루어졌다. 나노시스는 지난 2004년부터 인텔 · 마이크론과 최신 나노기술 기반의 고집적 메모리 소자를 개발해 온 업체다. 올 초에는 LG이노텍에 디스플레이 소자에 활용할 수 있는 `양자점 인광재료` 기술을 제공하기로 하는 등 나노기술 상용화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원천기술 보유업체에 대한 M&A나 지분 인수 등을 추진, 기술 확보는 물론 갈수록 높아지는 특허 공세를 피하겠다는 전략이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