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손은 역시 컸다.
1~7일 국경절 연휴를 맞아 서울을 찾은 중국인들이 젊은 감각의 국내 영캐주얼 의류와 해외명품, 고가 시계를 사들이면서 이 기간 백화점 매출이 지난해보다 4배가량 신장한 것.
롯데백화점은 중국 국경절 기간 중국인들이 애용하는 은련카드를 통한 구매 내역을 분석한 결과 이 기간 전점 매출
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8% 증가했다고 밝혔다. 본점 매출도 311% 늘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도 이 기간 은련카드 매출이 지난해보다 269.8% 증가했다. 이 같은 높은 신장률을 주도한 것은 여성의류와 해외명품, 고가 시계인 것으로 백화점들은 분석했다.
롯데백화점에서 이 기간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구매한 상품군은 여성의류다. 전체 중국인 매출 중 32.1%와 전체 구매 빈도 중 32.4%가 여성의류에서 나왔다. 롯데백화점 측은 "한류 열풍에 따라 한국을 찾은 젊은 중국 여성들이 많아 국내 영패션 브랜드들의 인기가 높았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SOUP(2위) EnC(4위) GGPX(5위) 등 국내 영캐주얼 브랜드들이 중국인 관광객 구매 빈도 상위 10개 브랜드(롯데백화점 본점) 중 6개를 차지했다.
환율 영향에 따라 중국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살 수 있었던 샤넬 루이비통 같은 해외명품 브랜드와 오메가 롤렉스 등 고가 시계도 중국인 매출을 끌어올린 공신들이다. 골프용품과 모피도 인기를 끌었다. 해외명품은 롯데백화점 본점 중국인 전체 매출 중 28.9%, 골프용품을 포함한 스포츠 상품군이 19%를 차지했다.
롯데백화점에서 1~7일 구매 금액 기준으로 중국인들이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브랜드는 샤넬 불가리 루이비통 순이었으며 매일통상(골프숍) 근화모피 등이 뒤를 이었다. 신세계백화점에서는 오메가 루이비통 롤렉스 샤넬 순이었으며 역시 명품 브랜드가 상위권에 포진했다. 이 밖에 브라이틀링 프라다 에르메스 등도 매출 10권에 포함됐다.
라네즈 설화수 등 국내 브랜드 화장품도 많은 중국인 쇼핑백에 담겼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중국어 통역 가이드 신채은 씨는 "2000만원대 시계, 1000만원대 반지, 800만~900만원대 명품 의류 등 초고가 상품을 구매한 중국인이 많았다"고 전했다. 식품 매출 비중은 2.1%에 불과했지만 구매 고객 수 비중은 11.9%에 달했다. 김 김치 젓갈 등 반찬류를 선호하는 일본인과 달리 중국인들은 홍삼 매장에 몰려든 데 따른 것이다.
주준식 롯데백화점 마케팅팀 매니저는 "이번 중국 국경절에는 환율 효과와 비자 완화 등으로 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중국인 매출 호황을 누렸다"고 전했다.
[매일경제 정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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