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망분리사업 `히든 챔피언` 있었다

정부가 공공기관 보안을 위해 추진 중인 `인터넷망-업무망 분리(망분리)`사업에 쟁쟁한 대기업들을 제치고 중소업체들이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행정안전부가 지난 2007년부터 올 9월까지 집계한 `44개 공공기관 망분리사업 수주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중소업체 진두아이에스가 총 7개 공공기관 망분리사업을 수주해 가장 많은 수주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링네트도 대기업들을 제치고 5개 공공기관의 망분리사업 주사업자로 선정됐다. 대기업은 롯데정보통신과 LG엔시스가 나란히 6개 기관의 사업을 수주해 공동 2위에 올랐다. 하지만 LG CNS, KT, 포스데이타(포스코ICT) 등은 각각 1개의 수주실적을 기록하는 등 중소 전문업체와의 경쟁에서 고배를 마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중소업체들의 강세는 망분리사업의 기술적 난이도가 높지 않아 중소기업이 주사업자로서 충분히 경쟁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하도급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대기업보다 가격 경쟁력에서 앞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강화된 대기업 입찰제한제도가 올해부터 엄격히 적용되면서 반사이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9월까지 발주된 17개 사업 가운데 국회사무처(롯데정보통신)를 제외하고는 모두 중소업체가 수주했다.

망분리사업은 현재 44개 기관에 453억원이 투입됐다. 중앙 정부부처를 시작으로 앞으로 산하기관, 지방자치단체 등으로 확대될 예정이어서 업계에서는 향후 2000억원 이상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중앙부처 실적을 확보한 진두아이에스, 링네트 등 중소업체들의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2002년 설립된 진두아이에스는 망분리사업 순항으로 올해 작년보다 40% 급증한 55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코스닥 상장기업 링네트도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14% 늘어났다.

조무호 진두아이에스 상무는 “정부의 망분리사업에 미리 대비하고 초창기 사업을 수주해 안정적으로 수행하면서 공공기관들 사이에서 신뢰도를 높인 것이 주효했다”며 “중소기업이지만 현재 기술 인력을 100명 이상 보유해 하도급하지 않아도 되는 가격 경쟁력도 한몫했다”고 말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