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과 일본은 이른바 `자원전쟁`을 치렀다. 일본에 억류된 자국 선원을 석방시키려는 중국이 `자원 수출 금지`라는 초강수를 들고 나온 것이다. 중국이 일본에 대한 희토류 금속 수출을 전면 금지하자 자동차, 2차전지 등에 광범위하게 이용되는 이 광물이 절실히 필요한 일본은 다음날 바로 선원 석방을 발표하며 두 손을 들었다.
이후 일본에서는 자원 외교에 대비하는 움직임이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몽골과 공동으로 희토류 광산 개발을 추진하고 희토류 대체기술 개발 예산도 늘리는 등 미래 자원 전쟁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미국도 지난 8년간 중단했던 희토류 생산을 재개하기로 하는 등 자원 공격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
자원 부국들이 자원을 무기 삼아 외교에 임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러시아 역시 다양한 자원을 바탕으로 외교에 나선 대표적인 국가다. 러시아는 지난 2005년 말부터 2006년에 걸쳐 우크라이나에 천연가스 수출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우크라이나 정권이 러시아에 대한 의존을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수출을 중단한 것이다. 여기서도 결국 우크라이나가 자원보유국인 러시아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이후 우크라이나가 수입하는 가스의 독점판매권을 러시아가 넘겨받게 됐다.
세계 열강은 치열한 자원전쟁을 벌이고 있다. 1990년대까지 1배럴에 20달러 수준이던 원유 가격은 2005년 50달러를 돌파했다. 동, 알루미늄, 니켈 등 비철금속의 가격 오름세도 강해졌다. 저자는 이런 가격 상승의 이유가 중국과 인도의 폭발적인 수요 증가와 세계적인 수요 급증으로 보고 있다. 가격이 폭등하더라도 자원을 보유하지 못한 국가는 다른 나라에서 `울며 겨자 먹기`로 수입할 수밖에 없다.
저자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에너지와 자원 절약, 그리고 대체에너지 개발을 동시에 추진함으로써 자원 고갈 속도를 완화시키는 것뿐이라고 주장한다.
여기서 생각해 봐야 할 것은 우리나라의 준비 자세다. 우리나라는 세계 10대 자원 소비국이지만 97%의 자원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자원 강국들의 독점이 심해진다면 직접적인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시바타 아키오 지음. 정정일 옮김. 이레미디어 펴냄. 1만4800원.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