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야, 고맙다”…보일러 · 난방기기 `대박`

“추위야, 고맙다”…보일러 · 난방기기 `대박`

부쩍 추워진 날씨에 보일러를 포함한 난방기기가 `대박`을 맞았다. 전통적인 난방 제품인 가스 보일러는 물론 전기히터 · 온풍기 · 온수기 판매량이 급상승했다. 일부 제품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배 가까이 상승할 정도로 깜짝 수요를 견인했다.

올 1분기 전년에 비해 호황을 누린 가스 보일러업계는 하반기 성수기가 시작하는 9월을 순조롭게 출발했다. 지난달은 추석 연휴 등으로 영업 일수가 평균 10일 가량이 적었지만 전년과 비슷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귀뚜라미그룹 김영상 과장은 “영업일 등을 감안할 때 예년에 비해 판매량이 크게 밑돌 것으로 예상했으나 전년과 비슷한 수준 이었다” 며 “체감적으로 상당히 고무돼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영업일을 감안하면 20~30%가량 전년에 비해 상승한 수치라고 덧붙였다.

경동나비엔 측도 “아직 정확한 판매 데이터는 집계 중이지만 올 1분기에 이어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며 “갑작스럽게 추워진 날씨가 수요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는 내수 판매량이 91만대에 그쳤지만 올해는 이 추세라면 110만대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스 보일러 시장은 올 1분기 날씨와 교체 수요가 맞물리면서 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리는 등 불황에도 효자 상품으로 부상했다.

보일러 뿐 아니라 일반 난방기기 판매량도 급상승했다.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10월 첫 주 인터넷몰 난방기기 판매량이 지난해 동기 대비 987% 상승했다. 지난해 10월 초와 비교해 전기히터 · 온풍기 · 순간온수기 등이 10배 가까이 많이 팔린 것. 건강매트 · 전기요 등 온열매트의 판매량도 늘었다. 지난 9월 셋째 주까지 저조한 판매량을 보였던 온열매트는 이달 들어 큰 폭으로 상승해 지난해 동기 대비 450% 늘어났다.

예년보다 이르게 난방기기를 찾는 고객 수가 증가한 이유는 가을 추위 때문이다. 올해 9월 하순과 10월 초순 기온은 평년보다 각각 2도, 6도 낮다. 또한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이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월동 준비가 빨라진 것으로 분석된다.

다나와 관계자는 “올해는 9월까지 늦더위가 이어지다가 갑자기 이른 추위가 찾아오는 등 유난히 기상이변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며 “계절 가전 종사자들은 관련 제품 판매에 대한 새로운 전략을 수립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창규기자 kyu@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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