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계고 `학교기업` 예비 기술자의 요람

송파공고 학생들이 학교기업 `송파테크`에서 공기청정기 관련 제품을 조립하고 있다.
송파공고 학생들이 학교기업 `송파테크`에서 공기청정기 관련 제품을 조립하고 있다.

지난 2008년 설립된 송파공고의 학교기업 송파테크에선 `학교 내 공기 질 개선`을 목표로 공기청정기 `굿에어`를 제작, 판매중이다. CVD(화학기상증착) 방식으로 이산화티타늄 광촉매 박막 필터를 사용한 이 제품은 서울 시내 한 초등학교의 41개 전 교실에 공급되는 성과를 올렸다. 이 제품의 제작에는 50여명의 학생이 직접 참여했다.

학내 교육과정과 연계해 기업 경영 활동을 펼치는 `학교기업`이 전문계 고등학교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전문계고 학생들이 학교기업을 통해 상품 제작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예비 기술 전문가로서 능력을 키우고 창업 의지도 다진다.

공기청정기 제작에 참여한 송파공고 한 학생은 “직접 만든 제품이 쓰이는 걸 보니 매우 보람되고 자부심을 느낀다”며 “학교 기업 과정에 참여하지 않은 친구에 비해 더 나은 수준으로 배웠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 학생은 졸업 후 군수 관련 기술 전문가가 되는 것이 꿈이다.

송파공고는 소형공기살균기, 이온발생 모듈 등도 학교기업을 통해 개발해냈다. 이러한 제품 판매를 통해 6800만원의 매출을 올려 학생 진로직업 교육에 재투자했다. 관련 특허도 출원했다.

송파테크의 학생 지도를 담당하고 있는 김규영 교사는 “학교기업을 통한 산업체와의 협력을 교육과정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며 “교사들이 가르치기 힘든 실무 분야을 학교기업 활동을 통해 배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학교기업은 현재 학교가 보유한 생산라인에서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향후 대량발주가 들어오면 산학협력을 이용한 OEM 방식을 통해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 30여개의 전문계 고등학교가 학교기업을 운영 중이다. 이 중 7개 기업은 평가를 통해 교과부로부터 자금 지원도 받는다. 올해는 19개 전문계고 학교 기업에 23억원이 지원됐다. 이와 별도로 서울시 교육청도 5개 학교기업에 5000만원 규모의 지원을 펼치고 있다.

부산에 소재한 한국테크노과학고등학교의 `하이테크노`도 학교와 학부모 간의 정보교류를 위한 모바일 SW `모바일스쿨`을 전국 1200개교에 공급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양호실, 급식소 등 학생복지시설 관리를 위한 RFID/USN 프로그램 개발로 2개의 특허도 출원했다.

이 외에도 단국공업고등학교의 `ETM`, 선일이비즈니스고의 `예스선일`, 용산공고의 `용공모터스`, 부산마케팅고의 `유비테크` 등이 활발한 학교기업 활동을 벌이고 있다. 분야도 가전제품을 비롯해 광고물 및 웹콘텐츠 제작, 자동차 경정비, 미용 등으로 다양하다.

교과부 관계자는 “학교기업의 운영목적은 수익 창출보다는 직접 기업과 함께 학생들의 실무 현장 능력을 높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

송파공고 학생들이 학교기업 `송파테크`에서 산학협력을 통한 CEO를 초빙해 제품과 관련한 설명을 듣고 있다.
송파공고 학생들이 학교기업 `송파테크`에서 산학협력을 통한 CEO를 초빙해 제품과 관련한 설명을 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