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링의 날]기고-문헌일 한국엔지니어링협회장

[엔지니어링의 날]기고-문헌일 한국엔지니어링협회장

한국 엔지니어링의 세계 경쟁력



올해 들어 해외건설 수주액이 540억달러를 돌파하는 등 엔지니어링 업계에 희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기술 잠재력이나 향후 시장가치에 비해 국내 엔지니어링 업계의 과거 환경은 매우 열악했다.

1970년대 기술용역 분야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었던 것을 제외하면 지난 몇 십년 동안 엔지니어링에 대한 정부와 국민의 인식은 대체로 낮은 편이었고 그로 인해 기술력과 해외시장 점유율면에서 상당히 뒤떨어져 있었다. 또 엔지니어링이 건설, 정보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있어 관리기관과 법률이 복잡하게 얽혀있고 시공이나 건설을 선도하는 역할이 아니라 이들의 하부산업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그런 와중에 반갑게도 최근 엔지니어링산업에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확대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지식경제부는 지난 4월 국가경쟁력강화 위원회에서 `엔지니어링산업 발전방안` 대통령 보고에서 정부의 관심과 지원 동기를 이끌어 냈다. 또 기존 `엔지니어링기술진흥법`도 `엔지니어링산업 진흥법`으로 개정돼 한국의 엔지니어링산업이 세계 7대 강국으로 도약하려는 긴 여정의 첫걸음을 내딛게 됐다.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현재 우리나라 엔지니어링산업은 노동집약형 저가 시공기술에서 기본설계와 프로젝트 관리를 통한 종합 컨설팅 영역으로 확대해 나가는 과정에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설계는 선진국이 도맡아 하고 국내업체는 시공만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설계, 구매, 시공을 통합 수행하는 능력을 두루 갖춘 업체가 점차 늘고 있다.

이제 엔지니어링 산업은 국가전략 산업으로 한 단계 도약을 이뤄내야 한다. 세계적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획부터 설계, 주요기자재 구매 및 라이선스 선정 지원, 감리에 이르는 종합적 관리 능력과 언어구사 능력, 그리고 국제적인 사업수행 경험까지 두루 갖춘 인재양성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엔지니어링 산업이 잠재적으로 가지고 있는 경제적 가치는 상상을 초월한다. 엔지니어링을 1달러 수출할 때 기자재 수출, 시공 등 약 30달러의 부수적 수출 효과가 발생한다. 전 세계적으로 불어 닥친 경제불황으로 연관산업의 발전과 시장확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엔지니어링의 중요성이 더욱 부가되고 있다. 게다가 최근 각광받는 녹색기술산업, 첨단융합산업 등도 엔지니어링 핵심기술이 뒷받침돼야만 높은 수준의 프로젝트 완성이 가능해지며 이에 따른 장기적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지난 반세기 동안 국가 기반산업을 책임져 왔던 엔지니어링. 이제는 국가 미래 전략 산업이자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지식서비스 산업으로 인정 받아 그 잠재력을 마음껏 펼쳐야 할 때다.

문헌일 한국엔지니어링협회장 himoon@kenc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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