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양열 관련 기기의 품질을 논하는 시기는 끝났습니다. 이제는 화끈한 시범사업으로 다양한 태양열 활용 기술을 널리 알려야 합니다.”
홍희기 경희대학교 교수는 “태양열 시장은 과거 품질논란이 불거지던 혼란기를 벗어나 이제는 브랜드와 품질에 대한 신뢰가 생긴 상황”이라며 “태양열을 활용해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을 소비자에게 소개하고 그 효용을 각인시킬 수 있는 사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일회성 · 전시성에 그치는 사업이 아니라 태양열을 활용했을 때 얼마나 편리한지, 경제적으로 얼마나 이익을 얻을 수 있는지 소비자들이 깨닫게 해줄 수 있는 사업을 필요합니다. 화끈한 시범사업이란 것은 바로 소비자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사업을 말하는 거죠.”
홍 교수가 특히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바로 태양열 냉난방 겸용시스템이다. 난방 및 온수급탕은 여름에 거의 사용하지 않아 소비자들의 선택에서 멀어질 수 있지만 냉난방겸용시스템은 사계절 사용이 가능해 대규모의 사범으로 추진했을 때 소비자의 만족도 또한 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홍 교수는 또 “중대형 건물에서는 흡수식 냉동기로 벌써 태양열 냉방이 가능하며 가정에 적합한 제습냉방 또한 국책과제로 올해부터 연구가 시작돼 상용화를 목전에 두고 있어 여건도 좋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홍 교수는 이와 함께 “신재생에너지원으로서 태양열에 대한 정부 지원이 보다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재생에너지원 간의 차별적인 대우가 최근 태양열산업의 육성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태양열은 온실가스 저감효과가 높고 효율 또한 다른 에너지원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높습니다. 하지만 태양열보다 효율계수가 낮은 에너지원과 관련 기기에도 지원책이 쏟아지는데 반해 태양열은 여전히 우선순위에서 밀려있습니다.”
최근 발표된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산업육성 방안을 보더라도 태양열분야에 대한 육성대책은 이렇다 할 것이 없다. 앞으로 태양열분야에서 인재들이 안심하고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이 필요한 이유다.
“태양열분야는 현재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겨우 산업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이나 그 외 국가에서 태양열 산업이 커지고 있는 모습을 보면 부러움 반, 걱정 반입니다. 지금 당장 대규모 발전 사업 같은 것을 추진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반드시 활용해야 하는 분야에서는 과감하게 태양열을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