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이란 말은 쓰지 마세요"

포스코는  매립처분 되고 있던 전자회사 슬러지, 다이아몬드 폐액 등 산업부산물로부터 유가금속인 니켈과 크롬을 추출해 스테인리스 공정원료로 활용하고 있다.니켈회수공장 전경.
포스코는 매립처분 되고 있던 전자회사 슬러지, 다이아몬드 폐액 등 산업부산물로부터 유가금속인 니켈과 크롬을 추출해 스테인리스 공정원료로 활용하고 있다.니켈회수공장 전경.

과거 `슬래그(찌꺼기)`는 철강 생산 업체에 있어 골칫덩어리였다. 철강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부득이 발생하는 슬래그는 중금속 등이 포함돼 있어 처리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국내 대표 철강 업체인 포스코의 머리가 지끈지끈 했음은 불문가지다.

미운오리새끼로 버림받던 슬래그가 이제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다양한 방법을 통해 슬래그를 포함한 부산물들이 유용한 자원으로 재활용 되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의 자원 · 에너지가 절약되고 동시에 친환경성이 높아졌음은 물론이다.

지난해 포스코가 3000만톤의 조강을 생산하면서 포항 · 광양제철소에서 발생한 부산물은 총 1861톤이다. 이 중 부산물의 98.7%는 사내 · 외 자원으로 유용하게 재활용됐다.

부산물 중에는 슬래그가 1400만톤(76%)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는데 대부분 유용한 자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포스코는 고로 슬래그(용광로에서 철광석을 이용해 선철을 만들 때 생기는 슬래그)의 경우 시멘트 및 콘크리트 혼화재 등으로 전량 재활용하고 있고, 제강슬래그(선철을 정련해 불순물을 없애는 과정에서 생기는 슬래그)의 경우 토목용 골재 등으로 전량 재활용해 국내에서 부족한 천연자원을 대체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발생된 부산물은 환경 리스크 최소화와 부가가치 극대화를 위해 사내 재활용을 우선 검토하고 있다”며 “사외 부가가치가 현저히 높거나 사내 활용가치가 낮은 경우 사외수요를 통해 재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재활용 대상은 고함철 · 고탄소 부산물이다. 제철공정에서 발생하는 고함철 · 고탄소 부산물은 제철 공정의 유용한 원료로 재활용된다. 제강공정 등에서 조업 적용성을 높이기 위해 펠레타이징(pelletizing:분체 · 용융액 · 농축액 등을 알갱이 모양으로 만드는 조작 방법의 하나) 등과 같은 과정을 거쳐 괴상(덩어리)화 된 재생제품을 공정에 투입하는 것이다. 유효성분 회수가치가 낮은 부산물은 시멘트 산업의 철질 원료로 공급돼 안전하게 재활용한다.

포스코는 2008년부터 고함철 · 고탄소 제철 부산물을 이용해 철광석과 분코크스를 대체하는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그간 미세한 입자상 물질의 특성 때문에 제철공정 내에서 재활용이 제한돼 외부 시멘트 원료로 재활용되던 고함철 부산물과, 저가로 판매되던 고탄소 부산물을 입상화 가공해 제철공정 원료로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원료비는 줄이고 생산성은 높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44만톤의 입상화 제품을 소결공정의 원료로 대체해 377억원의 원료비를 절감하기도 했다.

작년 11월에는 신일본제철과 전략적 제휴 차원의 합작으로 포항 · 광양제철소 RHF(Rotary Hearth Furnace) 공장을 각각 준공했다. 포항 · 광양제철소 내 투기장 부지에 건설된 RHF 공장은 제철 부산물인 더스트(Dust)와 슬러지를 이용해 연간 28만톤(포항과 광양 각각 14만톤)의 직접환원철(HBI · DRI)을 생산한다.

포항 RHF 공장에서 생산되는 HBI 제품 중 상당량은 신일본제철에 수출하고, 광양 RHF 공장에서 생산되는 DRI 제품은 포스코가 전량 사용한다. 특히 지난달에는 RHF 설비에서 생산된 직접환원철이 KS규격 인증을 받았다.

포스코는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등 연구기관과 협력해 지속적인 재활용 기술을 개발해 활용 가치 향상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포스코는 RIST와 협력해 매립처분 되던 다이아몬드 폐액 등 산업 부산물로부터 유가금속인 니켈과 크롬을 추출해 스테인리스 공정원료로 활용하고 있다. 고온 용융환원 건식기술과 달리 세계최초로 습식 추출기법을 적용한 고유기술로 국제특허를 3건, 국내특허는 11건을 출원하기도 했다. 기존 공정 대비 원가를 60~80% 수준으로 낮춰 기술의 우수성을 입증해 지난 2월 국가녹색기술대상에서 국무총리상 금상을 수상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지난해 한 해 동안 건량기준 5700톤의 펠릿 제품을 스테인리스 원료로 대체해 26억원의 원료비를 절감했다”며 “향후 설비능력을 확대해 연간 1만2000톤의 펠릿 제품을 활용함으로써 약 55억원의 원료비를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사내 · 외 일반 부산물은 물론 포스코 패밀리사 간 발생하는 부산물의 최적 교환활용 기술 적용 등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특히 포스코 패밀리차원의 `부산물수익성향상 메가-와이(Mega-Y)` 프로젝트 조직을 통해 사내 · 외 부산물의 최적 수익모델을 추구하는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협력 패밀리사로는 포스코특수강 · SNNC 등이 있다. 포스코는 포스코특수강의 슬라브 연마과정에서 발생하는 혼합분철 입상화 가공품과, SNNC의 니켈광석 정련과정에서 발생하는 슬래그 정제가공품을 포스코 스테인리스 공정의 니켈 원료로 활용하고 있다. 포스코의 폐연마석은 포스코특수강에 재이용되고 있기도 하다.

포스코 관계자는 “우리는 부산물의 안정된 활용에 그치지 않고 기술기반의 부가가치 향상 활동을 통해 새로운 자원으로의 전환을 추구하고 있다”며 “회사의 원가절감에 기여해 경영성과 증진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kr

포스코는  매립처분 되고 있던 전자회사 슬러지, 다이아몬드 폐액 등 산업부산물로부터 유가금속인 니켈과 크롬을 추출해 스테인리스 공정원료로 활용하고 있다. 사진은 유가자원회수설비.
포스코는 매립처분 되고 있던 전자회사 슬러지, 다이아몬드 폐액 등 산업부산물로부터 유가금속인 니켈과 크롬을 추출해 스테인리스 공정원료로 활용하고 있다. 사진은 유가자원회수설비.
포스코는 지난해 건량기준 5700톤의 펠렛 제품을 스테인리스 원료로 대체해 26억원의 원료비를 절감했다. 사진은 임가공펠렛제품.
포스코는 지난해 건량기준 5700톤의 펠렛 제품을 스테인리스 원료로 대체해 26억원의 원료비를 절감했다. 사진은 임가공펠렛제품.